타이페이에도 산골짜기 마을이 있다는 사실!
일정
-미라마(美麗華,12시~1시): 우육면 점심
-주즈후(竹子湖, 2시~4시)
-멍환후(夢幻湖, 5시~7시)
-양밍산 야경 관람 및 저녁 (草山, 8시~10시)
-대만친구 제프네 집에서 하우스파티(11시~12시)
무엇과도 바꾸기 어려운, 찬란하게 빛나는 타이페이의 오후.
오키나와보다도 남쪽인 데다가 분지인 타이페이는 1년 내내 습하고 여름엔 정말 사우나를 방불케 하는 더위로, 겨울엔 을씨년스러운 날씨와 흩뿌리는 비로 사람을 짜증나게 만드는 곳인만큼 이런 날씨 로또를 맞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밖으로 나갑니다!!
사진만 봐도 행복해지지 않나요?
저는 잠시나마 행복하게 하루를 시작했네요^^
오늘은 햇빛도 피할 겸 페도라로 한껏 멋을 부려봅니다 ㅎㅎㅎ
버스 기다리면서 ㅎㅎㅎ
먼저 하루 종일 돌아다니려면 밥심이 필요하죠.
점심은 Miramar 美麗華 라고 하는 네이후 최대 쇼핑몰 앞에 위치한 금춘발우육점 에서~
여긴 다음에 따로 포스팅 해도 될 법 한 데 100년이 넘은 우육면으로는 유서가 깊은 곳이죠~
이름: 金春發牛肉店
주소: No. 833號, Beian Road, Zhongshan District, Taipei City, 104
특히 半筋半肉麵이라고 별표가 쳐져 있는 메뉴가 있는데 국물이 맑은 칭뚠(清燉) 우육면에 도가니탕을 더한 듯한 맛입니다.
깔끔하고 시원한 우육면 국물이 속을 풀어줍니다~
이건 수육~
식사를 마치고서는 몸에 있는 피로도 풀어줘 볼 겸 박카스 한 캔 ㅎㅎ 대만에서는 빠오쨔쓰 라는 이름으로 레드불과 경쟁중이네요~
미라마 건너편 아파트 단지...약간 슬럼가 분위기가 나네요~ㅎㅎ
사실 이 날 어디 갈 지는 정말 미정인 상태에서 즉흥적으로 나들이를 시작한 거였는데, 마침 박카스 한 잔 하는 와중에 근처에 사는 대만 화교친구 레이를 만나서 양밍산 陽明山에 주즈후 竹子湖에 한 번 가보라는 추천을 받고 그냥 바로 거기로 출발~!!
타이페이에서 장거리 이동할 땐 우버죠~! 우버가 대만에서도 불법입니다만 현재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1) 택시비가 무지 쌉니다. 일반 택시의 70% 수준이죠.
2) 비교적 깨끗한 차를 타고 편하게 갈 수 있습니다. (대만 택시 중 일부는 기사 아저씨가 놓은 개인물품들로 좀 어지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무슨 부적이나 행운을 불러오는 물건들...;;)
3) 특히 중국어를 잘 못하는 분들은 목적지를 설명하느라 상당히 애를 먹기 마련인데 그럴 필요없이 구글맵 등에서 불러온 주소를 붙여 넣기만 하면 됩니다.
뭐 우버한테 스폰서 받은 것도 아닌데 여행자 분들께 도움이 되는 정보라 한 번 간략히 공유해 봤네요~
차창 밖으로 보이는 양밍산과 유쾌한 날씨의 하늘!
그렇게 30분 정도 달리니 주즈후에 드디어 도착했네요~
竹子湖
號, No. 52竹子湖路北投區台北市 대만 112
얼마 전 휩쓸고 간 태풍의 영향 탓인지 쓰러진 나무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습니다.
어린 아이처럼 넘어진 그루터기를 타 봅니다~
참 세상 좁죠.
저희가 종종 가는 다트바에서 알바하는 친구를 여기서 다 봅니다... 완전 이런 산 한 가운데서 말이죠~
오늘은 웨딩 촬영 보조 알바를 하는 모양이네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봅니다~
산길을 따라 산골짜기 마을로 향해봅니다~
으스스 정글 같은 숲속 길을 지나~
'나무아비타불' 민가의 흔적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저 아래 마을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묘하게 한국 시골 분위기도 좀 나고 그렇더군요~
마음이 편안해지는 풍경입니다~
오빠와 같이 놀러온 듯한 꼬마소녀~ "꺼꺼~~~~('哥哥 오빠'란 뜻)"하고 귀여운 목소리로 오빠를 부르더니 저만치 달려갑니다~
너무 귀엽더라는 ㅠㅠ
마을 한 가운데로는 이렇게 시내가 흐르더라구요~
마을이 계곡 한 가운데에 위치히해 양 옆으로 계단식 논을 만들고 여기서 활용된 물이 자연스럽게 시내로 흘러들어가도록 설계가 되어 있더군요~
날씨도 좋고 주말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 사람들로 북적북적~
도시의 번잡함으로부터 벗어나 맑은 공기를 마시며 호연지기 해 봅니다~!! :)
아이들은 자연 체험의 일환으로 물고기도 잡고 그러더라구요~!
논구석 한 켠에 굴러다니던 박...
거리에는 이 곳에서 재배한 농작물로 만든 음식을 팔고 있었습니다.
얼짱 형이 파는 유기농 우유로 만들었다는 아이스크림하고 찐빵 하나씩 사서 요기 좀 하고...
엄청 컬러풀하고 싱싱해보이던 과일들은 한 봉지 사기엔 좀 많아 보여 그냥 시식만 엄청 하고 떼움 ㅎㅎㅎ
3시방향부터 배 - 낑깡 - 토만토 - ? - 사과 (가운데는 구아바)
알록달록 정말 예쁘네요 +_+
아까 얼짱 형네서 샀던 아이스크림과 찐빵.
소프트 아이스크림에서 모자라 과일바도 사봤는데 이건 그냥 먹을만한 정도?!
먹거리 뿐 아니라 묘목 농장도 있더군요~
저 멀리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산이 정말 웅장해 보이네요~!
문제는 여기서 벗어나야 하는데 택시가 잘 안 잡혔다는 거 .ㅠㅠ
버스가 간헐적으로 오긴 하는데 저희가 다음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건 없더군요..
친구 페북 포스팅으로 영감을 받은 '몽환호'는 아주 몽환적인 느낌이 나는 호수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는데요.
문제는 5시만 되어도 안개가 많이 껴서 호수가 보기 어렵다는 현지 아저씨 말씀...
케빈님과 버스 기다리며~
정말 해가 뉘역뉘역 지고 있더군요~ㅠ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안 보고 가기도 그렇고 해서 마침 그 쪽으로 온 택시 아저씨에게 웃돈 좀 얹어서 500 부르는 걸 400으로 깎은 뒤에 택시에 올라타고 몽환호로 향합니다~!!
그건 다음 편에서 다시 자세히 소개시켜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