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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Nov 27. 2016

대만 위병 교대식의 최고봉, 충렬사(忠烈祠)

각 제대로 잡힌 대만 군인으로 여행의 매무새를 다잡아보자!

제가 타이페이 왠만한 관광지는 거의 다 가봤는데, 유독 충렬사만큼은 여태까지 한 번도 가 보지 못 했더라는 사실을 발견.
마침 한국에서 대학 선배가 놀러오신 기회를 이용해 같이 구경을 가기로 하였습니다.

충렬사는 우리로 따지면 호국영정을 모시는 현충원 같은 곳인데요. 현충원처럼 국립묘지 역할을 하기 보다는 순국하신 분들의 영정을 모시는 사당 같은 개념이라고 보시는 게 더 맞을 듯 하네요. (그래서 묘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한자까지 똑같은 사당이 한국 통영과 부산에도 있다는 사실!!
https://ko.wikipedia.org/wiki/충렬사_(통영시)

심지어 하나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위한 사당이네요.
한국의 현충원처럼 이곳도 다소 동떨어진 곳에 위치하여 가기가 그리 편하지 않은데요ㅠ
미라마가 있는 劍南路역에서 208, 287, 902, R2 버스를 타고 10~20분 정도 가는 게 그나마 싸게 갈 수 있는 방법이긴 한데... 그냥 차라리 돈 좀 쓰고 택시 타고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ㅎㅎ 

참고로 이 쪽 동네는 우리나라의 용산이나 대방동처럼 군 시설들이 밀집한 지역.. 지나가다 보면 다소 자그마한 해군사령부도 보이더군요.


Taipei Martyr’s Shrine 忠烈祠

No. 139, Beian Road, Zhongshan District

상세보기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니 웅장한 충렬사의 정문이 보이네요~! +_+
앞에는 한국인 관광객을 한 무더기 내려놓고 가는 관광버스 행렬...

아닌 게 아니라 뭔가 시작하는 듯 해 보이더니 바로 그 유명하다는 충렬사의 위병 교대식!!
사실 충렬사는 장소를 보러 온다기 보다는 위병 교대식이라는 이 행사를 보기 위해 온다고 보는 게 더 맞겠네요~!ㅎㅎ

타이페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위병 교대식은 중정기념당과 충렬사인데 사실 충렬사의 것이 가장 길고 화려하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정말 운 좋게도 저희는 맞춰서 온 것도 아닌데 딱 12시 정각에 도착~! ^^
저만치 가고 있길래 앞문 위병들 교대가 이미 끝나고 돌아가는 건가~ 라고 생각하며 쫄래쫄래 따라가 보았습니다~

가운데 저 줄들은 위병들이 오랜 시간 지나다니면서 패인 자국들일까요~
서울 궁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임금이 지나다녔다는 어도 느낌도 좀 나는 것 같고... 

와~ 근데 정말 절도 하나는 끝내주더군요...
11월임에도 불구하고 꽤 푹푹 찌는 날씨였는데ㅠㅠ 저 옷을 입고 저런 날 선 제식 ㄷㄷㄷ

저 옆에 검은 양복을 입고 동행하는 분은 관광객이 너무 접근하지 못하도록 제지하는 역할과 위병에게 무슨 문제가 생겼을 경우 (예를 들어 옷 매무새 등) 이걸 바로 시정해 주는 분입니다ㅎㅎ

주중에 너무 시달려서 그런지 얼굴이 푸석푸석하네요 ㅠ

정말 사람들이 주변에 벌떼처럼 모여들어 이러다 위병 진로 방해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근접해서 사진 촬영 하더군요...
저도 검은 양복 입은 분 눈치를 봐가며 눈치껏 찍어보았습니다 ㅎㅎㅎ

이제 계단까지 왔네요...
자, 과연 이들은 어떻게 계단을 오를까요?!

계단을 오르는 데에도 절도는 어딜 가지 않네요 ㅎㅎㅎ

안쪽 문을 지나 사당으로 향하는 위병들

푸른 하늘과 황색 지붕의 색 대조가 멋지네요~
지붕은 베이징에서 봤던 자금성 지붕을 떠오르게 합니다~

이제 사당 앞에 다다랐네요.
여기서 교대 신고식을 치르게 되더군요.
저 위병들이 사당 안쪽까지 다다르기 전에는 방문객의 접근이 제한됩니다.

사당에 진입하고 나니 저 빨간 저지선까지 진입이 허용되더군요^^
좀 먼 거 같아 가까이 가서 구경해 보기로 했습니다.

정말 일사분란하더군요 +_+

자세히 보면 아주 자연스럽게 교대가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라?! 근데 교대식이 끝난 줄 알았는데 뒤를 돌아서 다시 왔던 길을 따라 걸어나가기 시작합니다!!

알고 보니 저희가 도착했을 때 교대식이 막 시작했던 터라 사당 내부까지 가서 영정(?)을 향해 신고를 하고 내부 위병들을 먼저 교대한 뒤 정문에 위치한 위병들을 교대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당 내부를 잠깐 구경하는 사이.. (생각보다 건물이 엄청 웅장하더라구요~)

이미 위병 편대는 저만치 가고 있네요..

정문을 등지고 바라본 사당

드디어 정문에 도착하였습니다.

정문 위병 교대식 

와... 정말 11월인데도 좀 더운 날이었는데 7~8월 한창 더울 땐 저 옷을 입고 미동도 않고 어떻게 1시간씩 보초를 서는지..ㄷㄷㄷ 
그것도 마네킹처럼 무표정 무동작으로... 정말 대단한 인내심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날도 햇빛이 그대로 내리쬐는 구간은 3분 이상 서 있기 불편할 정도였는데 저런 스테인리스 헬멧까지 쓰고 있으면 @@

카카오 브런치는 동영상 컴프레션 속도가 너무 느려서 몇 번을 시도했지만 도저히 무리라고 판단.

교대식 동영상이 궁금하신 분은 여기서 감상  


중정기념당, 충렬사 위병들을 보면서 느낀 것은 
- 위병들이 다 호리호리 말랐다는 것
- 위병들은 육해공 3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정 기간마다 각 군 별로 위병들을 교체 배치 한다는 것 (이 날은 육군)
- 위병 교대식은 매일 9시부터 5시 사이 1시간 간격으로 진행된다는 것 (다만 우천 시에는 거행되지 않으니 참고하시길! 정말 날씨 복불복)
- 위병 교대식은 중정기념당이 축약편이라면 충렬사는 정말 근접해서 30분동안 제대로 위병 교대식만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후자가를 더 추천

조만간 중정기념당 편도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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