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사와 쌍벽을 이루는 타이페이 최대 공자 사원, 공자묘!
매년 생일이 태풍 시즌에 껴서 올해도 태풍을 맞고 만 저..ㅠ
다행히 올해에는 태풍휴일이란 선물만 받고 태풍은 다른 곳으로 빗겨가서 화창까지는 아니지만 비 없는 하루~
생일인데 집에 또 갖혀있기도 싫고 해서 어딘가 나가고 싶던 차에,
9/28은 제 생일이기도 하지만 대만에서는 '공자의 날' 또는 '스승의 날'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원산(圓山) 역 근처에 있는 공자묘를 놀러 가보기로 했습니다.
원래 공자를 기념하는 제식이 3시에 있다고 시정부에서 안내 문자가 와서 이거라도 구경해볼까 한 것도 있구요~
Confucius Temple
No. 275, Dalong St, Datong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3
여기는 제가 대만에 온 지 1주일도 채 안 됐을 때 마침 당시 대만에 놀러왔던 일본친구 나오키군과 대만친구 아홍군과 같이 가본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는 처음이네요~
원산역을 내리면 아래는 이란 등으로 출발하는 시외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약간 동서울터미널 같은 느낌이랄까?)
공자묘 가는 길에 머리 위로 비행기가 슝~ 지나가네요.
근처에 송산 공항이 있어서 이 부근에선 저공 비행을 하는 비행기를 많이 맞닥뜨리게 되는데 좀 섬뜩섬뜩합니다 ~_~
아기자기 알록달록 조각과 문양들이 보이는 걸 보니 공자묘가 가까워짐을 실감합니다~!
공자묘 앞에 위치한 보안궁의 담벼락
보안궁 안 쪽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보통 한국어로 '궁'이라고 하면 궁전 등을 떠올리지만 대만에선 궁전이란 뜻보다는 '사당'을 의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고로 보안궁도 궁전이 아니라 그냥 사당의 하나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드디어 공자묘가 모습을 드러냈네요~
공자묘 건너편에는 자신들의 바램을 담아 노란색의 가짜돈 (귀신돈)을 태우고 있는 사람들~
자,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공자묘는 타이페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공자를 모시는 사당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예상했던 공자의 날 기념 제식은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거행된 모양인지 경내는 떠들썩하다기보다는 평소와 같은 차분한 분위기였습니다.
공자를 위해 사람들이 봉헌한 예물들이 마치 저의 생일상인마냥 느껴지네요 ㅎㅎㅎ
문에 새겨진 인간신들... 좌측 사진에 있는 건 미염공 관우인 듯 하네요~
이건 대만사람들이 점을 보는 방식인데요. 먼저 점괘를 뽑은 뒤 반달 모양의 나무패를 2개 집어서 던져 두 패가 모두 같은 쪽(예: 위, 위)을 보여주면 '아니오'를 의미하며 다른 쪽(예: 위, 아래)을 보여주면 '예'를 의미합니다. 그렇게 3번 연속으로 '예'가 나오면 해당 점괘가 본인의 것이고 3연속이 아닐 경우엔 다른 점괘를 집어서 다시 던지기 시작합니다.
아래 사진에서 젊은 여성이 뽑고 있는 게 바로 점괘이고, 아주머니가 던지고 있는 게 나무패 입니다.
처마 밑은 우리나라의 단청과 같이 화려하게 장식이 되어 있네요~! +_+
법당으로 따지면 대웅전에 해당하는 본당.
양 옆으로는 무슨 초소 같은 느낌의 테라스가 보이네요..
마치 한국사람들이 교회에 가듯 대만사람들은 이렇게 사당/사원으로 가서 참배를 하는 게 일상입니다.
여기 이 꼬마도 엄마 손을 잡고 참배 (拜拜 빠이빠이)를 하러 왔네요~
파노라마로 찍어본 경내
빠이빠이는 저렇게 불을 피운 향을 3개 정도 집어서 소원을 빌고 절이라고 할까요 목례를 가볍게 3번 합니다.
빠이빠이 중인 두 여성분.
본당 외벽은 저렇게 삼국지 등 고서에 나오는 한 장면을 벽화로 그려두었더라구요~
빠이빠이 후에 사람들이 꽂아두고 간 향
창살도 디테일한 그림처럼 구성해 놓았네요~
여기가 남국임을 실감케 해주는 뾰족뾰족 야자수들~
너무 디테일해서 귀신인 줄... +_+
사당 내부를 한 바퀴 삥 둘러봅니다.
여기저기 숨어 있는 디테일을 찾아가며 감상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가네요~
본당 내부
여긴 창살을 대나무 모양으로 해놓았네요~
그냥 가기가 아쉬웠는지 생일자가 다른 생일자에게 안부를 보내봅니다.
보통 용산사를 많이들 가시는데, 개인적으로는 용산사 못지 않게 공자묘도 볼 게 많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