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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MI Aug 20. 2021

그런 하루

가끔 보면 그런 하루가 있다.

너무나 귀찮아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하루가 있다.

아침 일찍 찬 공기의 내음에 눈을 떴지만     

포근한 이불속으로 빠져들어가 나가고 싶지 않은 하루가 있다.


가끔 보면 그런 하루가 있다.

그저 멍하니 있는 것조차도

힘든 노동과 같이 느껴지는 하루고 있다.

아무 감정 없이 웃으며 생각을 정지시키는 것조차도

나에게는 너무나 힘든 하루가 있다.


그런 날이면 단조 곡을 조용히 틀어놓고

손을 펴서 머리 정수리부터

팔과 가슴을 쓸어내린다.

다른 한 손은 조용히 어깨를 쓰다듬는다.

마이너의 음률은 귀로 들어와

손을 따라 가슴에 흐른다.

멜로디는 입술에 머무르며

입술은 멜로디의 선율에 따라 중얼거리며

깊은숨을 내쉰다.


아무것 하지 않아도 좋았으면 좋겠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쉴 수 있으면 좋겠다.

아무도 공감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마음을 덜어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의 게으름과 귀찮음은

태만이 아닌 고통이니 아프지 말라고

그렇게 말해주는 하루가 있었으면 좋겠다.


 https://youtu.be/X32msXGyo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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