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씩 하는 경험'
집에 가는 길, 아무 기대없이 켠 대리운전 어플에서 파주로 가는 콜이 딱 떠줘서 한없이 기쁘다가,
지하주차장에 고객님 차를 주차하고 나가려는데 자동문이 잠겨서 갇혀버려 한없이 짜증이 나다가,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오자 바로 앞에 우리 동네 가는 버스정류장을 딱 발견하고 더없이 기뻤다가,
기다리던 버스가 와서, '주엽역 방향이죠?'라고 물으니 '반대방향이요. 근데 그거 끊겼어요!'라는 말에 좌절하다가,
갑자기 뜬 대리운전 콜을 잡고 보니 '주엽동'이라고 해서 환호성을 지르다가,
고객 계신 곳으로 뛰어가는데 '콜 취소'가 떠버리는 바람에 안쓰던 욕까지 모두 끌어내어 욕하다가,
우연히 내 앞에 일산가는 막차버스를 보고는 달리기 시합을 하듯 후다닥 뛰어가 버스를 탄 뒤 위로를 받다가,
세 정거장쯤 지나자 백석동 가는 콜이 떠서 후딱 잡고 보니 아까 놓친 주엽동 콜보다 1만원이나 더 받는 콜을 보고 환호하다가,
후딱 내려서 고객님께 전화하니 1만 5천원으로 해달라고 떼쓰는 진상손님에 찡그리다가,
미터제로 모실테니 걱정 말라는 나의 설득에 고객이 쉽게 넘어가줘서 고마워하다가,
대리운전 요금 2만2천원에 팁을 줄듯 말듯 하던 고객이 '수고하셨어요!'라는 말 한마디 하고 그냥 가버려 쓴웃음을 짓다가,
요진와이시티 정류장까지 미친듯이 뛰어가니 집 앞에 가는 95번 버스가 마침 와줘서 큰 소리로 기사님께 인사하다가,
탑승하는 순간, '환승입니다'라고 해주는 교통카드 안내멘트에 한없이 감격하다가.
누구나 이런 경험 한번씩 다 하잖아.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