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에서 배달기사로 전직(?)했습니다.

by 신정현

대리기사에서 배달기사로 전직(?)했습니다. 쏟아지는 눈발에 배달하기 참 힘들었지만 덩달아 쏟아지는 배달콜은 첫눈이 준 근사한 선물이었습니다.

배달하는 7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뛰었더니 영하의 날씨에도 땀이 흐릅니다. 내가 보지 못한 세상을 보고 내 시선 밖에 있던 사람들을 만날 생각에 가슴이 뜁니다.

그러다 문득 내 옆에 눈길 위를 조심스레 달리는 배달노동자들이 시선에 들어옵니다. 그전엔 그저 타자였던 사람들이 오늘은 동료로 느껴집니다. 아무도 다치지 않고 안전히 운행하시길 빌어봅니다.

배달실수도 있었습니다. 주소를 잘못 보곤 치킨 한 마리를 엉뚱한 데에 배달하는 바람에 눅눅하고 다 식은 닭을 드셨을 고객님을 생각하면 죄송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괜찮다며 잘 먹겠다고 해주시니 어찌나 고맙던지... 다음엔 더 잘하겠습니다.

운행종료 버튼을 누르고 나니 새로이와 빛나라가 보고 싶습니다. 이제 집으로 가야겠어요. 안전히 운행을 마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잠들어 있을 두 아이를 꼭 안아주고 저도 오늘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앞으로도 소소한 깨달음, 웃긴 에피소드가 있으면 종종 나눌게요. 그럼 굿밤,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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