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이다.
배달앱을 켜자마자 콜이 두 건 잡혔다. 도보로 오 분 남짓한 거리였다. 배달지도 모두 가깝다. 초밥과 치킨. 마침 제일 좋아하는 메뉴였다. 매장으로 향하는 발걸음마저 가벼웠다. 삼십 분쯤 달려 얻은 운행수입 8,960원. 나의 기분을 정하기에 충분했다.
배달을 하다 보면 일이 잘 풀리는 날이 있다. 연이어 장콜이 이어지고 동선도 기가 막히게 잡힌다. 그런 날일수록 운행속도를 조금 늦춘다. 신호를 한 번 더 보고 핸들을 조금 더 천천히 돌린다. 한 콜 더 받겠다는 조바심에 앞서 가지 않으려고 한다.
운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늘 같은 장면을 떠올린다. 문을 열었을 때 아이들이 잠들어 있고 아내가 수고했다며 미소 짓는 모습. 별일 없는 밤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놓인다. 그러니 일이 잘된 날이 아니어도 좋다. 무사히 보낸 날이면 충분하다. 운수 좋은 날은 그 정도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