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소망 삶의 소명

by 신정현

지방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마치고 다시 제주국제공항으로 향합니다. 70여 명의 눈빛이 스쳐 지나갑니다. 그들이 어떤 동기부여를 얻었을지, 내가 던진 문장들이 그들의 가슴에 어떻게 안착했을지 궁금해지는 시간입니다.

"강의가 최고였다"는 말보다, "돌아가서 당장 해볼 게 생각났다"던 어느 의원님의 후기가 유독 긴 여운을 남깁니다. 누군가의 실천을 이끌어냈다는 것, 그것만큼 강연자에게 벅찬 보상은 없을 테니까요.


올해 마지막 날 제게 주어진 과업은 그들의 역량을 키워내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다가올 새해의 목표 역시 선명합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옳게'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리고 정치를 꿈꾸는 동료들을 발굴해 그들의 성장에 밑거름이 되는 것입니다. 부족한 능력이지만 누군가에게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1년 반 동안 태재미래전략연구원에서 해온 '선출직 인재 양성 연구'와 궤를 같이하는 일입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청소년 정치참여 운동을 하던 20년 전의 '신정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끊어내려 해도 끊어낼 수 없는, 어쩌면 숙명과도 같은 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항에 내려 집으로 돌아가면, 저는 다시 저녁 배달을 나갈 채비를 할 것입니다. 누군가는 의아해할지 모르지만, 제게 배달은 정치를 지탱하는 가장 정직한 일감입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에게 가장 큰 약점은 생계입니다. 생계 때문에 누군가에게 신세를 지거나 눈치를 보며 정치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당당한 정치를 하려면, 스스로 떳떳하게 일하며 내 삶과 가정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배달은 제게 단순한 부업이 아닙니다. 보다 주체적인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 고마운 노동입니다.


새해에는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지금보다 조금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연대하고 더 나은 가능성을 열어가는 용기 말입니다. 올 한 해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가오는 2026년, 더 유연하고 용기있는 모습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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