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된 정의가 남긴 위험한 면죄부]
오늘의 판결은
법정 안이 아니라
우리 상식의 바닥을 향해 내려왔습니다.
징역 15년 구형.
그리고 1년 8개월 선고.
이 간극 앞에서 분노보다 먼저 드는 감정은
허탈감이었습니다.
800원을 횡령한 버스기사에게는
차갑고 엄정했던 법.
하지만 8억 원의 시세차익 앞에서는
이상하리만큼 부드러워졌습니다.
권력의 눈치를 보며
수년을 흘려보낸 수사.
그 사이 증거는 사라졌고,
법원은 그 공백을
‘의심할 수 없음’이라 불렀습니다.
지연된 정의는
결국 면죄부가 되었습니다.
특히 주가조작 무죄 판단은
위험합니다.
“계좌는 쓰였지만
직접 가담 증거는 없다.”
이 논리는
사기꾼들에게
완벽한 탈출 매뉴얼이 됩니다.
이제 돈만 대고
발을 빼면 끝이라는
학습 효과가 시장에 퍼질 겁니다.
그 비용은 늘 그렇듯
평범한 시민의 몫이겠죠.
법치는
판결이 국민의 상식과
만날 때 비로소 숨을 쉽니다.
오늘의 판결은
이 나라 사법에
아직도 닿지 않는
‘성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 보여줬습니다.
법이 평등하지 않은 곳에서
법치주의는 설 자리가 없습니다.
이 간극을 메우는 일,
사법 정의를 회복하는 일.
그게 지금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