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오늘 배달해서 얼마 벌었어?”
점심 배달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새로이가 묻습니다. 어젯밤만 해도 “아빠, 나가지 말고 나랑 같이 자!”라며 울고불고 매달리던 녀석이었습니다. 갑자기 수익을 묻는 아들의 질문에 당황해 아내를 쳐다봤습니다.
아내가 웃으며 늦은 점심 상을 내놓습니다. 제가 배달을 나간 사이, 새로이가 아빠는 돈을 얼마나 벌어올지 궁금해하더랍니다.
“아빠가 돈을 많이 벌어와야, 내가 사고 싶은 장난감도 사고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잖아!”
어느덧 돈의 위력을 알아버린 미운 7살. 곧 다가올 설날에 받을 세뱃돈으로 무얼 할지 혼자 행복한 상상에 빠진 아들을 보니 헛웃음이 나옵니다. 올해는 그동안 슬쩍 챙겼던 ‘세뱃돈 인터셉트’는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배달하러 집을 나설 때마다 등 뒤로 들리던 아이의 울음소리는 늘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아이는 일하러 가는 아빠의 뒷모습에 자신의 꿈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모양입니다.
아이의 솔직하고 당돌한 대답에 고단했던 어깨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집니다. 아빠가 땀 흘려 벌어온 돈이 아이에게는 세상을 배우는 수단이자, 소중한 꿈을 이루는 도구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대견합니다.
이제 새로이를 위해 깊숙이 넣어두었던 통장과 저금통을 꺼내야 할 때가 된 듯합니다. 이번 설날, 아이의 저금통이 묵직해지는 만큼 저의 마음도 더 풍성해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