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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작법서 <4줄이면 된다> 코멘터리 2

-소제목 정하기 '한예종 스토리공식'

by 영화하는 이모씨

사실 이 제목은 제가 정한 게 아니었어요. 출판사에서 밀어붙였답니다. ^^;


실제로 한예종은 대단한 분들이 수업을 많이 하십니다. 학교의 존재자체가 현장에서 뛸 수 있는 예술인을 육성하는 것이다 보니 전체적인 수업도 교양수업비중이 현저히 낮고 전공 관련수업이 엄청납니다. 그리고 학생이 수업을 듣기 원한다면 어지간해서도 폐강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학생수가 아무리 작아도요.

교양수업의 경우 가까운 외대나 고대등 일반대학과 교류되어 있는 곳이 많아 원하는 학생은 그곳에서 학점을 이수받을 수도 있고요.

그러다 보니 실제로 현장에 계신 교수님들이 대부분이십니다. 교수님들 모두 영화를 학문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일이고 생활로 접근하신 분들이다 보니 그분들만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죠. 그래서 교수님들 조차도 학생을 학생으로 보시기보다는 동료이자 후배로 대해주세요. 아마도 교수님들이 이곳에 계시면서 가르친 제자들이 바로 현장에서 각자의 포지션에서 전문분야 스텝으로 만나는 일이 흔히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예종 수업은 진짜 특별한 특징이 있는데요. 한 학기를 마치고 나면 진짜 뭘 배웠는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아마 대부분 수업이 그럴 거예요. 그래서 막상 한예종 다녔다는 지인들이 주변에 있다면(저는 영화과만 아니 모두를 그렇다고 할 수는 없고요) 간혹 진짜 배우는 거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런 학교를 학생으로 교수로 다녀보니 교수님들의 말씀을 알아들으려면 정말로 계속해서 작업하는 사람만 알아들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때는 몰랐던 그 말이 시나리오도 써보고, 팔아도 보고, 엎어져도 보고, 만들어도 보면 그제야 그 말씀이 이 말씀이었구나. 하면서 배워져요. 실제로 저도 동기들과 만나면 수업 때 해주신 말씀들을 진짜 많이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꼭 말미에 우리는 1년 후 또 어떤 말을 알아들어질까?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요. 왜 그럴까 생각해 보면 아마 그분들이 작업하며 발견하신 것들을 나누시니 그걸 모르는 상태에서는 주시는 말씀들이 다 못 알아졌던 것 같아요.


그런 학교이니 시나리오 수업을 하시는 교수님들도 얼마나 많이 계시겠어요.

그런데 제가 감히 시나리오작법서를 내면서 '한예종 스토리공식'이라니요.

지금도 어불성설이다 싶습니다. 그래서 나름 출판사와 합의를 본 게 '일러두기'를 추가하는 것이었어요. 이렇게 대단하신 분들의 모든 것을 다 담을 수는 없지만 제 수업에 한에서 담아냈다고 적는 것으로요^^;;


이 책의 내용에 자신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에게도 이미 대단하신 스승님들의 가르침에 비하면 부족하다는 말이죠. 이 책을 통해 한예종수업이 좀 감이 잡히실 거예요. 제 수업보다 다 더 좋은 수업을 하고 계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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