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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작법서<4줄이면 된다>첫 북토크

by 영화하는 이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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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3일 독립서점 인스크립트에서 12분을 모시고 첫 북토크를 무사히 마쳤다.


10분을 모시는 자리에 그 자리가 다 채워질까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일찌감치 마감되어 대기자분들까지 함께해 주셨다. 인스크립트란 독립서점의 특징이 연극영화 관련전문서적을 다루는 곳이니만큼 예상한 대로 글을 좀 써보신, 그러니까 답답해본 분들이 모여주셨다. 그간 강의며 인터뷰며 이런 자리가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제 책으로 독자분들을 만나는 첫자리가 그런지 정말 심장을 눈에 꺼내볼 수 있을 것처럼 떨렸다. 솔직히 책이 한 달도 되지 않아 4쇄를 찍고 알라딘 기준으로 연일 예술대중문화분야 전자책 1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지만 실제로 제 책을 소장하신 분들을 처음 뵙는 자리라서 그랬던 것 같다.


워크숍은 책에 소개된 것처럼 각자 추첨으로 뽑은 질문을 1줄로 바꿔보고 4줄의 이야기로 확장해 가는 것을 함께하는 방식이다. 물론 각자 자신의 화두(질문)를 가지고 이야기를 확장해 볼 수 있지만 갑작스레 질문을 꺼내놓으라고 하면 난감해하실까 봐 미리 몇 개의 질문을 함에 준비해서 무작위로 추첨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나름의 답을 적고 그걸 바탕으로 쓸모 있는 질문이 되도록 이야기의 요소들을 찾아갔다. 물론 원하시면 자기 질문으로 바꾸기도 했다.

어떤 분께서는 '노후준비를 해야 할까?'를 뽑으셨는데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것이라 난감하다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같이 머리를 맞댄 김에 한 줄로 만들어보자고 권면했고 따라주셨다. 실제로 작가는 자기가 이야기를 가지고 출발하기도 하지만 의뢰받기도 한다. 그렇게 의뢰받은 글을 통해 되러 내가 일깨워지기도 하더라고 이해를 구했다.


그렇게 마땅한 쉬는 시간도 없이 둘러앉아 질문을 1줄로, 그 1줄을 4줄로 확장해 보았다. 둘러앉아주신 분들 모두 얼마나 경청해 주셨는데 말미에 자신이 적은 4줄을 발표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너나 할 것 없이 아이디어를 보태주시고 길을 넓혀주셨다. 다들 그 과정이 얼마나 애틋한지 아시니 가능한 일이다.


두 시간이 정말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즐겁고 유의미하게 지나갔다. 와주신 분들 모두 책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굳이 시간을 내주어 와 주시고 미리 신청을 하는 수고를 해주신 분들이 즐겁게 돌아가주셔서 더할 나위 없이 고맙고 다행스러웠지만 사실 나에게 더 큰 의미가 있는 시긴이었다.

이 책 한 권을 통해 이렇게 여러분이 모일 수 있고 같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기적과 같이 느껴졌다.

이 책이 쓸모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거의 매주 북토크와 워크숍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또 어떤 기적을 경험하게 될까?


참!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질문이라던 그분은 나가시며 막상 이렇게 작업해 보니 재미가 붙고 애정이 생긴다고 말씀해 주셨다. 아마도 그 작가님은 앞으로 어떤 작품을 의뢰받게 된다면 오늘 떠올려주지 않으실까? 김칫국을 마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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