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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정작가와의 인터뷰 이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시니어 세대인 우리 두 사람이 앉아서 '사다리를 건너뛰는(전혜정작가의 인터뷰를 참고)' 근미래 시장구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 순간 주니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그때 CGV 영상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서강대 동아리 <헤이트슬롭>이 눈에 들어왔다.
이들에게 AI는 어쩌면 놀이( 폄하하는 표현이 아니다. 나에게는 새롭게 배워야 할 빙산 같은 AI를 가지고 논다니, 부럽기 그지없다) 일 테고 취업 전선 코압에서 화두가 아닐 수 없는 그것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지 듣고 싶어서 인터뷰이로 선정하게 되었다.
그들이 AI를 두고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는지 인터뷰 내내 느낄 수 있었다. 20대의 나이에 창업을 준비하고, AI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에 열심을 내는 것이 멋있었다. 그런데 나에게 가장 인상적인 것은 멤버 한 분이 취업을 고민하는 단계에서 AI를 완벽히 다루거나 이길 수 없다면 피하는 결정을 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취업을 한 곳이 본인이 생각하기에 AI 개입이 가장 늦게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 쪽으로 했단다.
또한 영화를 만들어보니 관객들은 AI로 만든 영화라고 해서 봐주는 게 아니더라고 했다.
관객들에게는 그게 AI이든 실사든, 상업이든 독립이든, 재미있느냐의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영화를 잘 모르는 자신들이 할 수 없는 거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AI로 영상을 생성하면서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외치는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고백이다.
우리는 흔히 정면돌파! 못 먹어도 고! 를 덕목으로 여긴다. 아니, 우리라고 단정하자니 양심에 좀 찔리고 최소한 우리 세대는 그랬다. 안되면 되게 하고, 무조건 부딪혀보는 것이 멋이고 맛이고 그랬단 말이다. 그런데 요즘 친구들은 그보다 더 현실적이더라. 못 먹으면 뱉을 줄도 알고, 안되면 딴것도 하면서 나름의 사다리를 모색하고 있었다. 진짜 멋지지 않은가! 전혜정작가님의 말처럼 사다리는 붕괴되어 가고 있다. AI영상을 결합해 만든 영화 <중간계> 시사회를 다녀와서 나눈 업계의 대화도 가능성에 대한 설렘보다도 사라질 포지션에 대한 염려에 가까웠다. 그러니 어느 분야에서건 부정적인 무드는 쉬이 걷어지지 않으리라. 하지만 이건 어쩌면 꼰대들의 걱정일지도 모르겠다. MZ 세대라 불리는 그들은 그들의 방식대로 길을 개척하고 있다.
참고) '사다리'개념은 프리드리히 리스트(Friedrich List, 1789-1846)라는 독일 경제학자/국가주의적 경제사상가의 저서에서 인용된 문구에서 유래한다.
“It is a very common clever device that when anyone has attained the summit of greatness, he kicks away the ladder by which he has climbed up, in order to deprive others of the means of climbing up after him...” 누군가 위대한 성공의 정점에 오른 후, 자신이 올라온 사다리를 걷어차 버리는 것은 교활한 짓이다.
(List, The National System of Political Economy, 1841; 영어판 1885년 p.295–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