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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하는 이모씨 Jun 28. 2023

To.구독자 8분에게 보냅니다.

안녕하세요. 

영화하는 이모씨입니다. 


인사를 하려니 쑥스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누군가는 이제 고작 8명에게 인사라니 어쭙잖다고 할 것 같아서요. 

그럼 10명이 차면 그때는 좀 나을까요? 아니 100명쯤은 되어야 할까요?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100번째 딱 1분이 안 계신다면 나머지 99분께 인사할 기회는 영영 없는가 싶어서요. 

100이라는 완전수를 저 혼자 정해놓고 99분의 마음은 저에게 무용한 것인 양 대하는 것이 마땅치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8분에게 꼭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저라는 사람의 가치를 오직 제 글로만 봐주시고 마음을 주셨으니 저는 아주 큰 지지를 받은 기분이 들거든요. 

감사합니다. 


오늘 남편이 열심히 준비한 시험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같은 회사를 20년 넘게 다니며 40의 중턱도 넘어선 나이에 여전히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누군가는 서글프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저희 부부는 참 멋지고 근사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멋지고 근사한 시험 준비를 이제 다시 한번 시작해야 합니다. 

네, 불합격이거든요. 


그런데 결과 발표가 나고 나면 그 모든 과정은 불합격과 합격으로만 나뉘지만 

사실은 불합격도 같은 불합격이 아닙니다. 

이 시험을 준비하며 필체까지 바꾸는 노력을 했고 총 4가지 시험을 모두 합격해야 하는 시험에서 무려 3가지나 합격을 했거든요. 물론 결과적으로는 그 하나가 불합격이라 전체 불합격이 됐고 결국 다시 처음부터 시험을 봐야 합니다. 그렇다고 그 3가지 합격의 칭찬과 축하도 처음부터 없는 셈이 돼버리는 것이 마땅할까요?

3가지 합격을 이뤄낸 노력의 가치는 어쩌고요.


한조각이 빠졌다고 해서 케이크가 아닐 수는 없잖아요. 전자레인지가 아닐수 없거나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10분을 목전에 둔 지금 8분에게 인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분의 마음이 모이지 않는대도 이미 주신 8분의 마음이 귀하고 감사한 것과 같이 

남편이 1가지 불합격에 매몰되기보다 3가지 합격을 칭찬하고 기운을 내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혹시라도 여러분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셨을까요?

분명히 딱 하나, 전체의 작은 일부분 때문에 전체가 되지 못했을 거예요. 

그러니 나는 확실히 알고 있는 '이뤄낸 더 큰 부분'을 축하하고 칭찬하기로 해요! 

저는 오늘 아이들과 남편의 3가지 합격을 축하하며  맛있는 저녁식사를 할 생각입니다.

아! 구독자 8명 기념축하도 하겠습니다!! 


제가 앞으로 성실히 글을 계속해서 쓴다면 그건 여러분의 지분이 8할일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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