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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정 Aug 12. 2022

해도 해도 도저히 안 되는 일이 있다.





꿈꾸는 이상을 위해 뜻이 맞는 사람들과 힘을 합쳤다.

우리의 생각을 담아 공간을 만들고 그 안을 채우는 과정이 행복했다.

중간중간 생기는 변수를 지혜롭게 해결해 나갔다.

조금씩 꿈이 실현될 듯 보인다.


교만했던 것일까? 안심했던 것일까?


목표를 향해 가던 배에 조금씩 틈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했던 오너의 교체와 선장의 이탈로 우리는 점점 뒷전으로 밀려갔다.

갑자기 동료는 잘못을 저질러서 팀에서 배제되었다.

가장 큰 리스크는 한 팀이라 믿었던 동료의 배신이었다.  우리는 이상과 현실에 따라 두 패로 갈라졌다.

순항할 것만 같았던 배는 어느새 무심코 넘겼던 틈이 구멍으로 커졌고 서서히 침식되어간다.


아무리 되돌려 보려 해도 되지 않는다.

이미 배는 좌초하기 직전이다. 이상을 꿈꾸던 이들은 과감히 배를 포기했다. 개인의 욕심을 우선시한 현실을 따르던 그들은 예전의 그릇된 방법으로 어찌어찌 노를 저었다.  이상을 꿈꾸던 이들을 비겁하다며 비난했다. 자신들이 배를 이끌었으니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 한다.


우리의 삶도 닮았다.

하나의 목적으로 함께 하자는 이상이 각각의 이득과 욕심으로 하나둘씩 갈라져 동력을 잃어간다. 이상을 함께 꿈꾸자고 말한 건 자신의 이득을 위한 거짓이었다. 악재에 악제가 겹쳐 결국 상식과 정의를 꿈꾸던 조직은 와해되고 그들이 마음대로 쥐고 피는 조직으로 변모했다.


이럴 땐 아무리 노력해도 안된다.  

해도 해도 도저히 안 되는 일이 있는 것이다.

과감히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게 옳다.

포기는 비겁한 것이 아니라 어려운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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