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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이렇게 살지 않나요?
16화
너희가 겪는 일의 첫 순간에는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다.
by
소정
Sep 1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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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아, 너희들이 겪게 되는 일들의 첫 순간에는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어.
모든 경험의 첫 번째 순간, 옆에 있는 사람은 평생 잊히지 않는다고 하잖아.
너무 어려 기억이 날지 모르겠지만,
너희가 세상에 태어난 날, 아빠가 탯줄을 잘랐단다.
너희가 처음으로 입은 배냇저고리도 아빠가 직접 손빨래를 했어.
아기 때는 예방 접종할 게 참 많단다. 처음으로 예방 접종을 하러 갈 때,
아빠가 너희를 꼭 안고 주사를 맞혔단다. 아! 지금도 독감 예방접종도 아빠랑 같이 가지?
3~4살 즈음인가? 네 인생의 첫 파마도 아빠랑 했어.
너희가 움직이지 않도록 뒤에서 꼭 안고 같이 안아 몇 시간을 함께 했지.
혹여나 불편할까, 심심해 하진 않을까 너희들이 좋아하는 동요를 귓가에 불러주었단다.
앞니가 흔들려 이를 뽑아야 할 때도 아빠가 있었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눈망울을 보면서 앞니에 실을 감고 있는 힘껏 뽑았단다.
한 번에 뽑히지 않으면 너희들이 트라우마가 생길까 봐 실을 잡은 아빠의 손은 땀에 흠뻑 젖었단다.
너희가 탄 자전거를 잡고 넘어지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다가 어느 순간 스스로 자전거를 탈 수 있었던
순간에도 아빠가 있었어.
되돌아보니 네 인생의 첫 배낭여행도 아빠랑 함께였구나.
커다란 기저귀 가방과 유모차를 끌면서 타지를 겁 없이 다녔던 그때가 그립구나.
롤러코스터도 아빠랑 처음으로 탔었다. 그렇지?
실은 아빠는 롤러코스터를 초등학교 이후로 30년 만에 처음 탔어. 롤러코스터가 너무 무섭거든.
네가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아빠랑 롤러코스터를 타고 재미에 푹 빠졌을 때 아빠는 등 뒤에 식은땀이 흘렀단다.
그날에만 10번 이상 롤러코스터를 함께 탔었어. 딸이 아니면 절대로 타지 않았을 거야.
되돌아보니 아빠랑 처음으로 함께한 것들이 생각보다 많구나.
앞으로도 아빠랑 처음으로 하는 일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겠지?
네 첫 졸업식, 사춘기, 대학 입학, 첫 취업 그리고 결혼까지....
너희들이 겪게 될 수많은 일들의 첫 순간에 아빠가 있었으면 해.
너희들 인생에 아빠가 많이 기억될 수 있을 테니...
첫째의 인생 첫 파마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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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이렇게 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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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바람길 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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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공간과 풍경을 그리고 글을 담습니다. 여행드로잉에세이 <우리가족은 바람길 여행을 떠났다 >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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