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성인이 되면 시간의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낸다.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 좋겠지만(정말 좋을지는 모르겠다) 혹은 일을 통해 자아실현이나 행복을 느끼면 좋겠으나(20년 직장생활 동안 그런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일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돈벌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살아온 세월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른 이들이 돈을 벌기 위해 한 직장에 모여있다. 당연히 구성원 간의 융합이 있을 리 만무하다.
'우리는 가족이야!', '동기사랑은 나라사랑!'이라는 구호는 조직 내 화합이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직장 속을 들여다보면 크게 두 가지의 부류가 있다.
이상을 좇는 사람과 현실을 쫓는 사람...
이 둘은 서로 가치관이 다르기에 같은 배를 타는 건 어렵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우리와 그들은 서로 다른 거야!'라고 말하지만 속 마음은 '그들은 틀렸어!'가 맞을 것이다.
이 두 부류가 편을 가르게 되고 자기 편의 힘을 실어준다.
편 가르기가 여기만 있는 건 아니다.
시골에서는 윗동네와 아랫동네로 가르고 도시에서는 임대아파트와 분양아파트로 가른다.
조선시대는 서인과 동인으로도 편 가르기를 했으니 편 가르기는 인간이 집단생활을 할 때부터였을 것 같다.
직장에 인간 군상도 다채롭다.
항상 뾰족한 송곳을 들어내 놓고 누군가 나를 음해하지 않을까 하며 다른 사람의 거짓 험담을 늘어놓는 A,
차를 마시자고 따로 불러 다른 사람의 흉을 보면서 자기편인지 간을 보는 B,
1도 손해 보지 않고 자신의 것을 챙기되 겉으로는 다른 사람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척하는 C,
자신의 이익을 쟁취하기 위해 겉으로는 나서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시켜 본인의 이익을 대변하게 하는 D,
이쪽, 저쪽 눈치만 보면서 어쩔 줄 몰라하는 E,
자신의 것보다 다른 사람의 것을 먼저 챙겨주는 F,
자신의 신념을 맹신하여 주변의 의견과 충고 따위는 개나 줘버리라고 자기만의 길을 가는 G....
다양한 인간 군상 속에서는 상황에 따라 여러 동맹이 생기고 사라진다.
A, B, C, D 가 함께 모이다가 어느 순간에 A, B와 C, D로 나뉘고
서로 E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한다.
어떨 때는 어떤 프로젝트가 공통의 관심과 입신양명에 도움이 되면
언제 그랬느냐 싶게 전체가 합심하여 최고의 성과를 보이기도 한다.
직장생활을 나름 오래 하고 있는 나이지만, 아직도 인간관계의 명확한 해답은 찾지 못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나는 어떤 인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