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조천 (올레길 18코스)
골목을 걷다 파란색 지붕의 가옥이 눈에 들어왔다.
여느 집들과 마찬가지로 돌담에 파란 슬레이트 지붕을 얹힌 평번한 집이었다.
그런데 이 집 앞에서 한 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눈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들어온 것 같았다.
가방에서 주섬주섬 스케치북과 펜을 꺼냈다.
지금의 감정이 달아날까 봐 급하게 스케치를 했다.
붓을 들고 무엇에 홀린 듯이 색을 입혔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는 평범하고 익숙한 그것이
나에게는 울림 있게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그 신호가 클 때도 있지만 미세하여 나 자신을 깊숙이 집중하지 않으면 놓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나를 둘러싼 주변에 과도하게 몰두하여 내 마음속 울림을 놓치기보다
나에게 집중하여 나 자신이 나에게 보내는 큐(CUE)를 잘 잡아야 할 것이다.
'나'를 존중하고 아껴야 할 사람이 '나'임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인색하고 엄한 우리다.
그러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