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가지씩 내 생각이나 마음 전하기

by 소정

출근을 하면 다같이 모여 티타임을 갖는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농담을 하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지만 나는 상대방의 말에 끄덕일뿐 말을 아낀다. 원래부터 말이 없는 편은 아니다. 혹시 내가 한 말이 상대방에게 오해를 주지는 않을까? 구설수에 오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서 침묵으로 일관한다.


여럿이 함께 하는 직장의 특성 상 동료와 협업하는 일들은 당연한 것인데도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한다.

'이 일을 부탁하면 나를 싫어하진 않을까?'

'이번 업무는 ㅁㅁ와 함께 하는 데 일을 나누면 자기에게 덤탱이 씌운다고 하지 않을까?'

'ㅇㅇ가 자기 일이 아니라며 나한테 화를 내거나 그들의 무리에게 내 험담을 하지 않을까?'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이 머릿 속을 잠식한다. 결국 아무 말을 하지 않고 혼자서 처리한다.


반대로 내 일이 아닌데도 나한테 밀어 넣는 경우도 있다.

"이 일은 김주용씨가 잘 하니까 하시죠!"

"능력자니까 자기가 해 줘~"

"새로 업무가 들어 왔는데 김주용씨가 하지!"

'왜 나한테 자기 일들을 넘기지? 뻔뻔하게... 나는 낯뜨거워서 도저히 그런 말을 못하는데...'

속으로만 삭힐 뿐 대꾸를 하지 못하고 일은 두 겹 세 겹 어깨에 붙는다.


미움을 받을까봐, 비난을 받을까봐, 갈등을 피하고 싶어서, 거절 못 하는 나이기에...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마음 속 저 아래에는 화가 쌓여 폭발하기 직전이다.


도저히 이렇게 평생을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짐했다.


'하루에 한 가지씩 내 생각이나 마음을 전하자!'

'그리고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하던지 감래하자.'


매일 핸드폰 메모장에 날짜와 내가 건낸 일들을 적어나가기로 했다.

3. 12. ㅁㅁ씨에게 업무를 나누어서 하자고 말하기

3. 13. A 업무는 ㅇㅇ씨가 하는게 맞는 것 같다고 의견 구하기

3. 14. 무뚝뚝한 **씨에게 먼저 인사하고 말 건내기


처음이 어렵지 하다보니 괜찮았다. 아직까진 상대방이 불만을 토로하거나 화를 낸 적은 없었다. 삭히지 않으니 마음도 지켜지고 사람 간의 자신감도 싹이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언젠가는 한 번 크게 갈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때도 피하지 않고 충분히 대화로 서로의 오해를 풀고자 다짐한다. 이것도 나를 지키는 도전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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