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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정 Jun 21. 2022

날 것 그대로의 아름다움

가파도

지역 관광이 활성화가 되면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 낸다.


그중 하나가 멋들어진 꽃이나 나무를 조성하는 방법인데

튤립을 한가득 심어 놓거나

시골길이나 하천 주변에 벚꽃나무를 일렬종대로 세우기도 한다.

아니면 유채꽃, 단풍나무 등등

형형색색의 화려한 꽃들을 심어 놓고 'oo 축제'라는 이름으로 홍보를 한다.


축제 기간 동안 가보면

꽃과 나무의 숨결을 느끼고 공감하기보다는

사람에 치이고 노상 식당에서의 기름진 음식 냄새에 취하다가

집에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심한 곳은 '다시는 가지 않을 거야!'라고 다짐도 한다.)


이와 반대로 관광객 유치가 목적이 아닌  곳들은 평온함과 여유를 느끼게 해 준다.

음성 감곡의 복사꽃, 전남 장흥의 억새, 공주 동학사의 단풍 등

그중에서도 가파도의 청보리밭은 몸과 마음을 쾌청하게 해 준다.


가파도의 청보리를 한 참 바라보면 복잡했던 머리가 맑아지고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푸른 빛깔이 넘실거리는 청보리 밭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짭조름한 바닷바람에 취하다 보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나는 그곳의 일부로 귀속되게 되고

몸과 마음은  바람에 흩날리는 청보리처럼  자유로워진다.



인위적인 자연환경은 이런 감정을 전달해주지는 못한다.


무언가 목적이 우선이 된 공간보다

자연 날 것 그대로의 공간에서 맞이하는 우연성이 강한 감동을 주는 이유일 것이다.



[가파도 청보리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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