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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정 Jul 03. 2022

경주하면 영화 '생활의 발견'이 생각난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한번 즈음은 가본 곳 중 하나

"경주"

(최소한 초, 중, 고 수학여행 중 한 번은 갔을 것이다.)


경주라 하면

학창 시절에 석굴암, 불국사, 동궁과 월지 등등

유수의 국보와 보물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관람하고

불국사 주변 유스호스텔에서 다른 학교 학생들과 친분 혹은 시비를 겪은 기억 하나쯤은 갖고 있을 것이다.


요즘은 경주의 문화유산도 있지만

경주 월드에서 드라켄(국내 최고의 스릴을 자랑하는 롤러코스터)을 탄 모험담과

경주 황남길 거리, 카페, 맛집 등 인증샷을 SNS에 올리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나한테 경주하면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이 먼저 떠오른다.

2002년 작품이니 20년 전 작품이자 내가 혈기왕성했던 20대 초반의 영화였다.


주인공인 경수(김상경)가 경주를 가서 선영(추상미)을 만나는 장면이 있다.

선영의 집은 경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골목 안에 자리 잡은 주택인데 경수가 선영을 보려고 그 골목 앞에서 눈치를 살피며 선영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그 장면이 나한테는 가장 인상 깊은 경주의 모습이다.


결혼을 하고 평범하고 평온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선영이에게

경수가 나타나 선영이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건

고요한 물가에 돌을 던져 파도를 일으키는 듯한 느낌이다.


선영이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 선영의 집 앞 골목과 언덕이 어떻게든 선영의 마음을 얻고 하룻밤을 보내보려고 하는 경수의 찌질함이 잔뜩 배어 있는 듯하다.

기다림의 장소가 흔히 볼 수 있는 일상 속 장소이기에 더 감정이입이 된다.


그러다 보니 나에겐 경주는

유명한 유적지도 핫 한 스폿도 아닌

평범하고 익숙한 동네 골목, 골목이 나에게 와닿는다.


'생활의 발견'을 언급했으니 명대사 하나는 적어야겠다.


"우리 사람은 되기 힘들어도 괴물은 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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