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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정 Jul 13. 2022

인간관계가 재정립될 때





조치원 복싱체육관

최근 큰 일을 겪었다.


나의 과오라 전 적인 책임은 내게 있으며 그 결과 내가 쌓은 것들이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내가 지은 죄의 그 대가는 매우 컸다.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알게 된 사람 몇몇을 제외하고...

허나 숨긴다고 숨겨질 것도 아니고 안 좋은 일은 금방 퍼지기에 나에 대한 소문은 대부분 퍼진 분위기다.

(여기서 나의 과오는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상황은 아니다.)


나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가령 소문이란 게 금방 퍼지기도 하지만 사실이 왜곡되기도 한다.

나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믿었던 사람들 혹은 그리 친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예상치 못한 반응들이 있었다.


"내가 너 믿는 거 알지? 이번에도 형 좀 도와주라. 형이 언젠가 너 꼭 챙겨줄게!"라고 해던 이는

"형이 마음이 아프다. 그런데 형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라며 먼저 연락을 끊는다.

평소 나를 '롤모델'이라며 "도울 일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라는 이는

나를 보면 얼굴을 피하거나 먼 거리를 돌아간다.

아침마다 웃으면서 먼저 이야기를 건네며 나한테 항상 감사하다던 이는

나를 보채 만 채 무시한다.

주변 동료의 어려움이나 힘듦이 있을 때 공감하고 도와주려고 했던 많은 이들은

내 소문을 듣고 하나둘씩 나를 무시한다.

나를 평소에 시기했던 이들과 그 무리들은 주변에 더욱 왜곡된 소문을 퍼뜨리며

비웃고 비아냥거린다.


내 과오에 대한 책임이며 대가이기에 내가 다 감수해야 한다고 자위하지만

한 편으로는 결국 비즈니스 관계인가 하는 배신감 같은 서운한 마음이 없어지지 않는다.


반대로 내 상황을 알고

내가 불쌍하다고 숨죽여 울어주는 이가 있었다.

어떻게 하면 나를 조금이나마 도와줄 수 있는지 사방팔방 뛰어다녔던 이도 있었다.

"저는 형 포기 못해요! 그러니 형 꼭 이겨내셔서 저랑 함께 해야 해요!"라면 눈시울을 붉히던 이도 있었다.

어떤 이는 내 소식을 듣자마자 한 숨에 달려와 따뜻한 차와 내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었다.


희한하게도 수많은 사람들 중에 '내 일도 아닌데'라며 무관심하거나 중립적인 사람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일을 겪으면서

나도 내 인간관계를 다시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심으로 믿고 공감했던 이들 중

나의 어려움을 비웃고 피하고 연락을 끊는 사람들과

진심으로 걱정하고 위로하고 함께 울어주는 사람들 나뉘었다.


결국 내게 남은 사람들은 후자였던 것이다.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들에게 했던 말이 있다.

"면목이 없네요... 그리고 고마워요... 이 빚은 평생 갚으며 살게요. 이 이상 좋은 말을 찾고 싶은데 생각이 안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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