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9. 본질

이우환, 건축

by discoverer

이우환 작가의 작업을 좋아합니다.

그의 작품이 좋은 이유는 작품의 의미를 해석하는 과정의 즐거움 때문입니다.

보이는 형태나 이미지를 넘어서 요소 간의 관계와 작업 과정의 신체적 움직임을 떠올리며 캔버스에 배치한 점, 선의 구성을 따라가거나 돌과 철판이 만드는 긴장감을 느끼며 작가의 의도와 개인적인 해석이 만나는 과정을 좋아합니다. 단순해 보이는 표현이지만 들여다볼수록 개별적인 요소가 아니라 그 관계에서 느껴지는 에너지를 감각하게 됩니다.

박서보, 김창열, 김환기의 작업도 비슷한 이유로 좋아합니다. 공통점이라면 본질에 대한 탐구, 수행적으로 하는 반복적인 표현, 그것이 함의하는 시간성 같은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예술가들이 본질과 존재에 대한 통찰을 압축적으로 표현해 내는 것에 대해 감탄하며 그 몰입의 태도에 동경을 느낍니다.

ufanlee, correspondence전

이런 생각은 건축에서도 중요한 질문을 갖게 합니다.

물리적 실체로써 건축이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

나는 어떤 건축을 하고 싶은가.

어떤 태도로 건축을 할 것 인가.

계속되는 고민과 실천 사이에 있겠지만 놓쳐서는 안 되는 화두입니다. 팝업, 대형 카페, 포토존처럼 빠르게 소비되는 가치들 사이에서 오래도록 존재감을 잃지 않고 지속되는 건축을 하고 싶습니다. 새로움보다는 친숙함과 낯섦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섬세하게 구현된 건축, 도시의 풍경으로써 책임을 다하며 환경에 대한 고민을 담아내는 건축, 지나치게 기능적이거나 장식적이지 않고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건축, 구조와 물성에 대한 탐구가 녹아있는 건축을 추구합니다.


결국 건축이란 주어진 조건과 관계 속에서 최선의 해법을 찾고 이를 실천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실천은 분명한 의지를 필요로 합니다. 이런 실천 과정에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며 건축의 본질에 조금 더 가까워지길 희망합니다.


우규승,아시아문화의 전당



keyword
작가의 이전글008.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