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 핀란드”
안녕하세요! 《207 여행공작소》의 “엽조”입니다.
지난 번에 예고를 드렸던 대로, 오늘은 유럽 중에서도 발틱 국가들의 여행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발틱’이란 말에 생소하신 분들도 있으실 텐데요. 발틱이란 스웨덴 동쪽과 러시아 & 핀란드의 서쪽에 있는 북유럽의 커다란 바다인 ‘발트 해’를 일컫는 말입니다. 영어로는 ‘Baltic Sea’이기 때문에 흔히 발틱이라 부릅니다. 한편으로는 이 곳의 문화를 지칭하여 발틱 문화권이라 부르기도 하는데요. 엄밀하게는 다음 주에 이야기 할, ‘에스토니아(Estonia)’, ‘라트비아(Latvia)’, ‘리투아니아(Lithuania)’의 발트 3국이 발틱 문화권이라 할 수 있죠. 다음 지도로 정확한 위치를 보실까요?
출처 : https://www.openstreetmap.org/#map=5/59.922/27.004&layers=T
사실 발트 해는 ‘보트니아 만’, ‘핀란드 만’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카테가트 해협’과 ‘스카게라크 해협’을 통해 북해와 이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 발틱을 통칭할 때는 덴마크 동쪽(발트 해 서쪽)까지를 말하고, 발틱 여행을 말할 때는 발트 해의 동쪽과 인접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여행하는 것을 일컫습니다.
너무 지리적으로만 이야기를 해서 갑자기 머리가 아프셨죠? 이제는 여행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러시아를 시작으로 발틱 국가들을 여행할 때, ‘발틱 여행’을 한다고 합니다. 저 또한 러시아에서부터 폴란드까지의 여행을 계획했으니, 발틱 여행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여행의 출발지는 여행의 목적도 있었지만, 개인적인 볼 일이 모스크바에 있었기 때문에 러시아의 모스크바를 첫 여행지로 정하게 되었습니다.(사실 스탑오버를 통해 중국의 베이징에서 하루를 체류했지만 발틱 여행의 주제와는 다르기에, 이렇게 별도로 언급하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사실 3월 초의 러시아는 여행하기에 아주 좋은 날씨는 아닙니다. 한국의 2월 초 정도의 날씨이기 때문인데요. 그렇다고 또 몹시 추운 건 아닙니다. 그 이유는…
이러한 도로 청소 차들이 움직인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왜 도로 청소 차가 추운 것과 상관이 있는거지?’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그 이유는 눈이 내리는 기간도 끝나가고, 눈이 쌓여도 얼지 않기 때문에 도로를 청소하기 좋고, 이는 곧 봄이 다가온다는 신호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3월 초의 러시아는 따뜻하진 않지만, 옷을 잘 챙겨 입으면 무난하게 여행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낮 기준으로 기온이 영하로는 거의 떨어지지 않고, 영상 1~5도 정도입니다. 바람도 안 불지는 않지만, 충분히 맞을 만한 바람입니다.
이렇게 러시아를 여행하는데 있어서, 많은 분들의 대부분 일정이 모스크바는 2~3일이고 상트 페테르부르크도 2~3일의 일정을 잡으신다고 하십니다. 생각보다 볼 것이 없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도 있으시죠.
그러나 저는 모스크바에서의 개인적인 일을 1일 포함하고서도, 저는 모스크바에서 5일,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5일을 체류했습니다. 그만큼 알고 보면 볼것도 많고, 아름다움이 넘치는 곳이 러시아입니다. 그러므로 더 많은 분들이 러시아의 유명한 두 도시인 모스크바와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재미를 느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기에, 이번 글을 통해 인상 깊었던 곳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이 모스크바에 오시면 붉은 광장과 함께 꼭 들리시는 곳이 바로 이 곳,‘성 바실리 대성당’입니다. 물론 저 역시 첫날의 여행을 크렘린 궁 & 붉은 광장 & 성 바실리 대성당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널리 알려진 방문지 외에도 제 개인적으로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은 바로 ‘트레티아코프 미술관’, ‘쿠즈네스키 모스트 거리’, ‘우주 박물관’, ‘짜리찌노’로총 4곳입니다.
트레티아코프 미술관은, 우리나라의 간송 미술관을 만든 간송 전형필 선생과 같은 일을 하셨던 트레티아코프를 기리기 위한 미술관입니다. 이 곳의 작품들은 그가 모은 작품들과 그가 후원한 러시아 예술가들의 작품들로 꾸며져 있는데요. 러시아 예술의 진면목을 느끼시고자 한다면, 트레티아코프 미술관을 가시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크람스코이(Kramskoy)'의 유명한 그림인 ‘미지의 여인(Unknown Lady)’을 매우 인상 깊게 보았고, 아이바조프스키와 쉬스킨, 수리코프등의 작품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쿠즈네스키 모스트(Kuznetskiy Most) 거리’는 요즘 러시아 젊은이들 사이에서 매우 뜨고 있는,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의 홍대 같은 곳입니다. 쭘(TSUM) 백화점과 볼쇼이 극장 뒷편에 있는 곳인데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과 까페, 그리고 각종 거리 공연 등으로 러시아 현지 젊은이들의 생생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러시아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 중에 하나는 우주와 로켓입니다.이러한 러시아의 우주 개척 역사를 알 수 있는 곳이 바로 우주 박물관입니다.
이 곳에는 러시아의 우주 개척 역사와 함께 각종 로켓들이 전시되어 있고, 러시아가 사용한 우주용 물품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습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현지에서 우주 및 로켓을 전공하고 있는 지인에게 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는데요. 정말 이 곳에 방문한 후 새삼 러시아의 대단한 우주 공학 기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스크바의 교외에 있지만 꼭 알려드리고 싶은 곳은 예카테리나 2세의 휴양지였던 ‘짜리찌노(Tsaritsyno)’입니다.
짜리찌노는 모스크바 사람들에게는 교외 지역이라고 불리는 곳인데요. 주요 방문지들이 모여 있는 크렘린 궁에서부터도 40여분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야 합니다.(지하철 기준)
앞서 언급한 대로 이 곳은 러시아의 유명한 여황제였던 예카테리나 2세가 휴양을 하기 위해 만든 곳이지만, 정작 완성이 되었을 때는 예카테리나2세는 사망하여 이 곳을 즐길 수 없었다고 합니다. 참 아이러니하죠. 그러나 지금의 모스크바 시민들에게는 아주 아름다운 공원으로 산책과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스크바를 뒤로 하고 저는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향합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우선 표트르 대제의 도시로 유명합니다. 그가 이 도시를 수도로 삼고 제정 러시아의 강한 기틀과 지금의 러시아 해군의 토대를 닦은 유명한 황제이죠. 우리나라로 비교한다면 마치 개혁군주 ‘정조’와 닮아 있달까요?
흔히 러시아 사람들은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뻬쩨르’라는 애칭으로 부릅니다. 저 역시 정말 오고 싶었던 이 도시였기 때문인지 어느새 저도 자연스럽게 뻬쩨르라고 부르게 되었는데요.
많은 분들이 오시면 필수적으로 가시는 ‘에르미타주 박물관 & 미술관’은 여러 번 말씀드려도 그 가치가 닳지 않을 만큼 꼭 가보실 만한 곳이죠.
또한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기초가 되었던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와 도시 전체를 관망할 수 있는 ‘성 이삭 성당’의 전망대도 매우 가볼 만한 곳입니다.
그러나 이 곳에서 제가 꼭 가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곳은 ‘페테르고프(여름궁전)’입니다.
페테르고프라고도 불리고, 표트르의 여름궁전이라고도 불리는 이 곳은 표트르 대제(표트르 1세)가 별궁으로 지은 후, 이후 200여년 동안 러시아 황제들의 휴양지로 애용되었던 곳입니다. 이 곳 역시 별궁이었던 관계로, 그 인테리어나 사용했던 집기들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또한 이 곳을 둘러싼 전경 역시 건물과 매우 조화롭고 아름다우니, 정말 시간을 내어 이 곳을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이렇게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뒤로 하고 저는 핀란드의 헬싱키로 향합니다.
저는 육로로 이동을 하게 되었는데요.
사실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핀란드의 헬싱키로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입니다. 핀란드 만을 통해 페리로 갈 수도 있고,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 수도 있으며, 기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고, 버스로도 이동이 가능하지요. 현존하는 모든 교통수단으로 이동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그 중에 정식 고속버스보다 더 저렴했던, 여행사의 버스를 이용했습니다.
이렇게 도착한 헬싱키는 온 시내를 걸어다녀도 충분할만큼 아름다운 곳입니다.
특히 헬싱키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수오멘린나 요새’는 정말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죠.
이외에도 제가 정말 추천드리고 싶은 곳은 핀란드를 대표하는 작곡가 시벨리우스를 기념하기 위한‘시벨리우스 기념비’에서 바라보는 석양입니다.
또한 핀란드의 유명 건축가 ‘알바 알토’가 디자인한 핀란디아 홀과 바로 옆에 있는 퇼론라흐티(Toolonlagti) 만입니다. 호수처럼 보이는 이 곳은 동쪽의 다리를 통해 핀란드만까지 흘러가게 되죠.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핀란드의 여행지는 다름 아닌… 핀란드식 사우나입니다. 사우나의 어원이 핀란드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핀란드식 사우나의 특징은 근처에 호수나 바닷가가 위치해 있어 뜨거운 사우나를 즐긴 후 바다나 호수에 들어가 수영을 하면서 뜨거운 몸을 식히고, 이러한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즐기는 것입니다.
(사우나인 관계로… 내부사진은 찍을 수 없었던 점 이해바랍니다^^)
제가 경험했던, 그리고 현지에 있는 지인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얻어 여행을 했던 러시아와 핀란드의 여행 이야기였습니다. 이상으로 유럽의 발틱 여행 제1편‘러시아 & 핀란드’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사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나, 그렇다면… 독자 분들의 가독성이 심히 떨어지는 관계로… 요약하여 글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여행을 다 마치고 나서, 여행의 에필로그 편에서 못 다한 이야기들을 나눌 예정이니, 그 때 러시아와 핀란드의 못 다한 이야기들을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2주 후에 찾아뵐 때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 할 유럽의 발틱 여행 제2편 ‘발틱 3국 & 폴란드’ 편으로 여러분을 찾아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