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by 냥이

스물 하나, 여름, 카페… 난 내가 처음으로 직접 구한 아르바이트 자리에서 2주만에 해고를 당한 적이 있다. 큰 사고를 친 것도, 불성실 했던 것도 아니었다. 심지어 나는 그 카페 일을 즐기고 있었다. 근데 어느 날 내 의지와 상관없이 해고라는 벼락을 맞은 것이었다. 점장은 정중히 어쩌다 보니 회사사정이 그렇게 되었다며 에둘러 말했는데, 낌새가 뭔가 다른 이유가 더 있는 것 같았다. 갈 때 가더라도 왜 여기서 떠나야만 하는지 제대로 안다면 앞으로의 생에 더 도움이 될 거 같다고 판단한 나는… 돌아서는 점장을 따로 불러내 해고는 받아들이겠으니, 좀 더 직접적으로 날 해고하는 이유에 대해 제대로 들려주었음 싶다고 말했는데… 그 말을 묻지 말아야했다.


"넌 남들과 잘 못 지내, 일 배우는 것도 느리고, 너라는 사람은 지금 이 일을 하기에 안 어울려. 조그맣고 바쁘지 않은 매장이라면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긴 그런 곳이 아니야, 사회도 그렇고… 고객이 농담을 하면 농담 잘 받을 줄도 알아야 되지. 그런데 넌 그런 게 전혀 없어. "


나를 2주도 안 본 인간에게 처음으로 사회부적합 선고를 먹었고, 직접적으로 얘기해달라고 주문해서 그런지 그 점장은 내 해고사유에 관해 굉장히 청산유수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말들은 결국 내 뇌리에 박혀, 그간 한번도 의심한 적 없는 날 의심하게 했고, ‘내성적’,’부적응’은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나를 괴롭히고, 정의하는 키워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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