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사람 처음 보나요?
더 슬퍼지려 하기전에
모른 척 해주세요
지금 여기 이 자리에서 잘도 울고있는
내 꼴이 볼만하긴 하겠지만
제발 모른 척 해주세요
굳이 거기서 불쌍한 표정으로 봐야겠나요?
곁에 다가와 위로할까 망설이는
당신의 기척이 느껴지지만 애써 무시해요.
그대 지금은 멀리 떨어져주는게 돕는거에요.
그저 모른 척 해주세요
근데 이거 당신 때문에 흘리고있는 눈물임은 알고있나요.
지금 이 자리에 당신이 없는게 나을지도 몰라요.
아니, 애초에 당신을 모르는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위로한답시고 곁에와도 당신이 해줄 수 있는건 없잖아요.
어차피 곁에와도 정말 그게 내 곁에 온게 아니잖아요.
결국엔 진짜 좋아하는 그 사람 곁으로 떠나갈거잖아요.
그 사람 얘긴 또 어떻게 알았냐고요?
아, 일단 그 얘긴 모른 척 해주세요.
어쩌면 나 혼자만 너무 멀리 와버린걸지도 모르겠어요.
끝까지 애매한 당신이 당신이 못떠나고 있으니
이제 내가 나갈 수 밖에 없잖아요.
근데 내가 나가고 싶은데 아까 나 지갑 잃어버렸잖아요.
그래도 굳이 동정해주고 싶으면 택시비로 주면 좋겠네요.
아, 고마워요. 정말 쓸데없이 정 많은 사람이네요.
그 정많은 모습도 당신의 매력이었다는걸 알고있나요.
당신의 호의가 호감으로 느껴졌던 것도
이젠 머나먼 기억이 되겠죠.
당신 얼굴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보고 싶긴하지만
내 우는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커요.
좋았던 기억만 가져가고, 나머진 모른 척 해주세요
이제는 우리에게 다음이란게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사람일 모르는거니까 끝으로 약속하나 해줄래요?
그대 불행히도 혹시 또 나를 보게 되면
모른 척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