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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냥이 Apr 19. 2021

모른척 해주세요

우는 사람 처음 보나요?

더 슬퍼지려 하기전에 

모른 척 해주세요


지금 여기 이 자리에서 잘도 울고있는 

내 꼴이 볼만하긴 하겠지만 

제발 모른 척 해주세요


굳이 거기서 불쌍한 표정으로 봐야겠나요?

곁에 다가와 위로할까 망설이는 

당신의 기척이 느껴지지만 애써 무시해요. 

그대 지금은 멀리 떨어져주는게 돕는거에요. 

그저 모른 척 해주세요


근데 이거 당신 때문에 흘리고있는 눈물임은 알고있나요.

지금 이 자리에 당신이 없는게 나을지도 몰라요.

아니, 애초에 당신을 모르는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위로한답시고 곁에와도 당신이 해줄 수 있는건 없잖아요.


어차피 곁에와도 정말 그게 내 곁에 온게 아니잖아요. 

결국엔 진짜 좋아하는 그 사람 곁으로 떠나갈거잖아요.

그 사람 얘긴 또 어떻게 알았냐고요? 

아, 일단 그 얘긴 모른 척 해주세요.


어쩌면 나 혼자만 너무 멀리 와버린걸지도 모르겠어요. 

끝까지 애매한 당신이 당신이 못떠나고 있으니 

이제 내가 나갈 수 밖에 없잖아요.


근데 내가 나가고 싶은데 아까 나 지갑 잃어버렸잖아요.

그래도 굳이 동정해주고 싶으면 택시비로 주면 좋겠네요.


아, 고마워요. 정말 쓸데없이 정 많은 사람이네요. 

그 정많은 모습도 당신의 매력이었다는걸 알고있나요. 

당신의 호의가 호감으로 느껴졌던 것도 

이젠 머나먼 기억이 되겠죠.


당신 얼굴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보고 싶긴하지만

내 우는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커요. 

좋았던 기억만 가져가고, 나머진 모른 척 해주세요


이제는 우리에게 다음이란게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사람일 모르는거니까 끝으로 약속하나 해줄래요?


그대 불행히도 혹시 또 나를 보게 되면 

모른 척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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