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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냥이 Aug 21. 2021

Lo-Fi (우아한 시간낭비)

누구나 멍때리는 순간이 있다. 

머리비우고, 마음비우고 그저 시간을 흘려보내며 존재하는 순간.

나는 멍때리고 싶을 때 주로 로우파이 음악을 듣는다.


로우파이의 사전적 정의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의도된 구림의 미학"이다.

구식 음악기기만이 줄 수 있는 뭉개진것 같은 저음질을 활용하고

일상에서 흔히 듣는 빗소리, 바람소리, 사람들의 대화 소리등을 조합해

알맞는 악기의 연주, 비트와 섞어 어딘가 편안한 느낌의 하모니를 탄생시키는

음악 프로듀싱 방법이 바로 로우파이다. 


유튜브에 로우파이를 검색하면 연관 영상들로

로우파이 재즈, 로우파이 힙합 등의 플래이리스트, 라이브 방송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 영상들 앞에 붙는 제목의 내용들에는 대개

코딩할 때 듣기 좋은 음악, 공부할 때 듣기 좋은 음악. 

일할 때 듣기 좋은 음악, 아무 때나 틀어놓아도 좋은 음악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이렇듯 Lo-Fi 음악은 듣는 이가 뭔가 다른 일을 병행할 때 같이 감상해도 

방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그 활동에 잔잔하게 녹아들어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BGM의 기능을 하는데 특화되어 있는 듯 하다.


나도 그런 흐름에 동참해서.. 오늘은 이 로우파이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고있다.

직접해보니 왜들 그렇게 뭐하면서 로우파이를 틀어놓기 좋아하는지 알 것 같네.

잘쓰고 있는지, 못쓰고 있는지를 떠나서 정말 휴식같은 편안한 글쓰기 중이다.


문득,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건 내 머리가 아니라

타자를 두드리는 나의 손이라는 생각이든다.

그만큼 손이가는대로 막 쓰고 있다는거다.


어떤 아이디어나 상상, 생각, 감성, 성찰이 담긴 글을 쓰고 있는것도 아니고 

글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는 이 순간.. 

로우파이는 나를 묘한 자유 안으로 떠밀어준다. 


사실, 검색하면 쉽게 알 수 있는 정보글을 이렇게 풀어쓰고 있다는건

그냥 시간을 흘려보내고 싶다는건데 쓰다보니 얘기가 길어졌다. 

그럼 오늘은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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