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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냥이 Aug 2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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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이나 지금이나 영웅을 궁지로 몰아넣은 악당은 언제나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직전에 자신이 악행을 벌이게 된 동기와 자신의 숙적인 히어로를 고난에 빠뜨린 기상천외한 방법을 생각해내는데 도움을 준 협력자들, 자신의 배후에 있는 더 큰 어둠의 세력, 그 수단과 자원, 기술의 출처 등을 디테일하게 얘기해주는 순간을 갖는다. 마치 영화의 엔딩 크레딧처럼.


나는 뻔한 클리셰적인 악당의 그런 행동이 언제부터인가 히어로에게 반격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게 준비시간을 주는 악당 나름의 배려이자, 퇴장을 준비하는 절차처럼 느껴졌다. 그래서랄까... 이야기가 최후의 최후까지가서 히어로가 승리를 하고, 세상을 구하면 악당은 다음에 두고보자는 엔딩멘트를 남기고 자신의 기지로 후퇴하게 되는 흐름을 자주보게 되는것 같다.


어쩌면, 악당은 자신의 악행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어느순간 하게되서 본인을 누군가 막아주길 하는 바램으로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히어로와의 싸움을 끝내고 싶지 않은거다. 어쩌면, 영웅과의 싸움에 있어서 악당에게 자신이 승리가 의미하는것은 히어로와의 이별이고, 그것은 현역 악당으로서의 자신과의 이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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