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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살다보면 경험이 쌓이고, 경험으로부터 각자의 상식이 성립되고
상식이 모아져 신념이 되고, 신념이 과해지면 고집으로 발전하기까지 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다.
주인공 "조"가 갑작스런 죽음을 겪은 후, 다시 삶을 되찾기 위해서
다른 세계에서 만나서 조력자가 되어준 인생0회차인 "22"에게 알게 모르게
자신의 신념과 고집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가치관을 주입하려는것 같은
행동과 발언을 할 때 안타까우면서도 답답함을 느꼈다.
저세상을 가는 길에서 탈주해온 자신을 고발하지도 않고,
생명을 되찾는것도, 꿈같은 기회를 살리는 것도 기꺼이 도와준 22에게 너무했달까...
너무 지 생각만 하는 모습이다, 결국엔 조 스스로 갈등의 뒷수습을 하긴 했지만
애초에 잘했으면 더 부드럽게 일을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솔직히 말하자면 꿈돌이 조 이녀석에게 정이 잘 안간다.
내가 현실에 찌든건지 타협한건지, 인생의 진리를 아는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자신의 꿈이 있지만 항상 좌절되고,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언더독 느낌의
응원하고픈 백스토리를 갖고있는 주인공 조에게 이상하게 감정이입이 잘되지 않았다.
본인이 재능도 있고, 노력도 했고, 기회를 못만났을 뿐인 비운의 주인공 조이지만
본인도 그걸 아는지 얼핏 오만해보이기까지 할 정도로 꿈에 대해 확신이 있는 모습은
뭐랄까..... 그다지 내 취향이 아니다.
조 처럼 내 삶의 목적은 ~~다!!, ~~가 아니면 모든게 무의미해!! 라고
확신에 차서 표현 할 수있을 정도로
나를 끌어들이 것, 몰두하게 만드는 것 같은 것을 갖고 있지 않아서일까?
어떻게보면 그럴 수도 있는데... 뭐, 대충사는게 나쁜건 아니라고 생각하니ㄲㅏ..
영화에서 22와 같이 태어나지 않은 영혼들이 받게 될 지구행 티켓의
핵심요소인 "불꽃" 에 대해서는
도대체 우리의 "불꽃"이 무엇이냐에 관해 많은 질문들이 오갈 수 있겠지만
정답이 없거나, 모든 것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그런것에 대해 나름대로 가치관 정리를 끝낸 덕분이다.
영화에서 부활을 위해, 꿈을 위해 다시 몸을 되찾으려고 하는
다급한 조의 실수를 계기로 사후세계에서 지구로 돌아온 둘..
조는 고양이의 몸, 22는 조의 몸으로 영혼이 들어가 활동하게 된다.
무엇이 좋은지, 무엇이 나쁜지 사람의 몸으로 하는
모든 것이 처음이라 새롭고 신기하기만 22는 조의 몸을 빌어서
인간의 인생이란것을 간접경험하게 된다.
그런 22가 어떤 편견이나 선입견없이 주어지는 상황들에 순수하게 대응할 때
일어나는 하루의 긍정적인 변화, 뭉클한 장면들을 보면서
어쩔 때는 아예 처음인게 경험이 있는 것보다
오히려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소울..현재 많은 극찬이 쏟아지고 있는 작품이지만
취향차이랄까? 나는 픽사의 전작이었던 "온워드"에 비해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다.
그도 그럴게 다루고 있는 주제가 존재의 목적, 삶과 같이 폭넓고, 거대한 것이다보니까
그만큼 개인의 구체적인 추억, 상황등에 맞물려 마음 속을 파고드는 느낌이 약해서인듯..
그럼에도 픽사만의 감성으로 표현한 몽환적이고 뽀송뽀송한 사후세계,
그 세계를 이루는 규칙, 그 세계를 관리하는 캐릭터들이 매우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 음악도 추천 포인트다.
주인공인 조가 "재즈" 뮤지션을 꿈꾸는 만큼
OST로 사용된 재즈음악들이 하나같이 모두 귀를 즐겁게 해줘서 마음에 들었다.
그럭저럭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로 추천한다.
목표에 몰두하느라 소소한 행복을 미루고, 과정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을.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하루 자체의 소중함을
우선순위에서 등한시 해온 이들에게는 강한 울림을 줄 수 있는
선물같은 작품이 될 수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