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공상을 할 때 그런 적이 있다.
음악을 1도 모르는 내가
현재 즐겨듣고 좋아하는 노래들을 어릴 때로 돌아가
음악을 배워 최초로 연주하고, 노래한다면
그 학급의 인기스타, 아님 좋아했던 사람에게 멋져보인다던가
운이 좋다면 촉망받는 뮤지션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하는 유치한 상상 말이다.
근데 이 영화, 예스터데이는 그 상상력에서 한참 더 나간다 ㅋ
곡을 카피할 뮤지션이 월드클래스의 대뮤지션에다가
그 곡이 없는 과거로 이동이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 나를 제외한
지구상 모든 사람들에게서 그 대뮤지션에 대한 기억 자체가 지워진다면?
와우...내 상상이 너무 소박해 지는 순간이다.
영화에서 주인공 무명 뮤지션 "존말릭"은 그 행운의 주인공이 되고
비틀즈의 곡을 빌려 자기 것으로 만들고 말그대로 대스타가 된다.
그들의 명곡들을 갖고도 자신이 잘 살리지 못해 성공을 못하는건 아닌가
하는 주인공의 걱정은 쓸데없었다. 무려 비틀즈니까 ㅋ
비틀즈의 명곡들은 그들이 활동한 1960~70년이나, 2019년이나 여전히 유효한듯.
이 영화를 통해 주인공의 목소리로 1절 정도만 잠깐씩 듣게 됬던
노래들은 정말이지 OST 발매를 기다리게 만든다.
특이사항으로는 현 시대 영국의 인기 뮤지션 에드시런이 깜짝 조연으로 출연해
자기는 살리에르였고 처음듣는 비틀즈를 곡들을 쏟아내는 주인공이 모짜르트라며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데, 이런 캐스팅은 영화에 제법 현실감을 부여해주는 요소인듯 하다.
또한 이 영화에서 악역이라면 악역이라 할 수 있는
배우 케이트 맥키넌이 맡은 역활. 에드 시런의 매니저.
데브라 해머도 굉장히 화려하고, 부를 쫒는 쪽의 삶에 존재할 법한 타입의 인간으로
개성있고, 재미있으며, 매력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주인공은 훔쳐낸 비틀즈의 곡들이 가져다주는 인기에 힘입어 처음엔 부와 명성을 즐기지만
점차 가보지 않은 곳과 내것이 아닌 추억에 대해 노래하는 것에 대해 회의를 느끼며
그의 삶은 그 답지 않은 것들로 잠식당한다.
데브라 해머의 스카웃 제안은 결국은 말그대로 독이든 술 잔이 된 셈.
영화에서 배우 릴리제임스가 맡은 엘리는
짝사랑 존말릭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인간관계의 분류 이야기를 항상 한다.
자기는 항상 주인공에게 진실된 사랑의 칸에 넣어지고 싶었는데
존말릭은 자신을 그저 좋고 재밋는 친구의 칸. 매니저의 칸
그 사이 잘못된 칸에 넣어뒀다고, 거기다 주인공이 성공한 대뮤지션이 되면서
보기 어려운 인기스타가 되자 이젠 더 복잡해졌다고 ..
흥미롭고도 슬픈 이야기다.
인간관계라는 것이 항상 유동적이고 그렇게 딱, 벽이 있는 칸에 넣듯이
카테고리화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그 가능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만큼은
확신을 받고 싶은, 그런 마음이 느껴져서 인상깊었다.
뻔하다면 뻔한 전개지만
훔쳐낸 삶, 보여지는 삶에 실증을 느낀 존말릭은
늦게나마 인생에서 본인에게 진짜 중요한게 무엇인지 깨닫고
그가 얻었던 모든 것을 모조리 내려놓으며 데브라를 엿먹이고
소꿉친구이자 늘 자신을 지지해주고 짝사랑했던 여주인공 엘리에게
진실된 사랑을 고백한다.
그리고 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며 이야기는 마무리.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그렇게 어려운 영화가 되지 않아서 좋았다.
비틀즈라는 무겁다면 무거울 수 있는 존재에 대해 집중하기보단
음악과 로맨스라는 가장 대중적인 소재를 가장 대중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수작이랄까 ?
그런 면에서 호불호는 갈릴 수 있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세련된 영화의 로케이션이나 편집 스타일은 내 취향이었다.
ps. 영화에서 사라진 것은 비틀즈 뿐만이 아니었다.
코카콜라, 해리포터 등도 사라졌는데..그런 세상은 참 별로일 것 같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