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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쉼표가 그렇게 이상한가요?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김정선 작가의 그 문장 

발신인은 '내 문장을 그렇게까지 고쳐야 했습니까?' 하고 따지지 않고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라고 물었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했나요'가 아니라
'이상한가요'라고 현재형으로 물은 것도 특이했다. 


-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김정선-




# 내 문장에 쉼표 


예전에 쓴 글들을 살펴보니 유난히 쉼표(,)가 많다. 별것 아닌 문장부호지만 자꾸만 거슬린다.  아무 때나 찍혀있는 쉼표가 왠지 나의 '망설임'인 것도 같고, 제때 못 쉬고 제때 못 끝내는 '엇박자'가 어쩐지 덜 떨어진 느낌이 든다. 


제대로 찍지 못한 쉼표 생각을 하다 성당 미사를 하러 갔다. 성가를 부를 때나 기도문을 합송 할 때도 '그놈의 쉼표'가 계속 걸렸다. 제때 숨을 못 쉬니 다음 노래나 기도 합송에서도 제 박자를 따라가지 못하고 엄한 자리에서 멈추고 엄한 자리에서 들어가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



# 내 인생에 쉼표 

김정선 작가의 너무나 탐나는 책이자 제목인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내 쉼표에도 적용해본다. '내 쉼표가 그렇게 이상한가요?'는 문장뿐 아니라 내 삶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제때 쉼표를 못 찍고 마감에만 초점을 맞춰 몸을 갈아 넣으며 일하다 보니 몸에 과부하가 걸려 여기저기 고장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제때 마침표를 찍지 못해 힘들어진 몸은 도미노처럼 여기저기에서 감정적으로도 휘둘리게 만든다.  그 시작은 제 자리에 찍지 못한 쉼표들의 총합.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마침표(.)를 따악 찍고 아무리 바빠도 적당한 시점에 쉼표(,)도 따악 찍어줘야 무리하지 않고 계속 갈 수 있다는 걸 이제야 느낀다.


내 문장에서 거슬리는 쉼표(,).

내 하루에서 거슬리는 쉼표(,).

쉼표 하나만 제대로 찍어도 봐줄 만은 할 것 같다.


쉼표와 마침표! 제대로 찍자. 문장에서도, 인생에서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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