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가 흔들리는 천변에 위치한 작은 상가.
고작 며칠이 지난날이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토요일 오전, 공인중개사를 만나서 천변의 오래된 상가 몇 곳을 보았다. 그리고 그중, 2층에 위치한 아치형 창문을 가진 하얀 공간이 마음에 들었다. 아쉽게도 내부를 못 보게 되어서 다음 주에 보기로 하고 기다렸다. 그렇게 다음주가 되었고, 확인 전화를 받은 후에 난 다시 그곳으로 향했다. 만나고 나서야 중개사님이 말씀하시길, "이 상가 나갔더라고요." 탐내던 물건이 없어진 것이 허무했고, 무책임한 중개사님의 태도가 괘씸했다. 이미 나간 걸 알았으면 전화로 미리 말하고 차선책을 이야기 나누었어야 했는데, 만난 후에 저렇게 말하며 다른 상가를 보여주는 무책임함에 실망했다. 그것도 내가 말한 기준과 한참 동떨어진 그런 상가를 말이다. 이미 상한 마음에 더 상가를 알아보기는 힘들다고 생각됐다. 다른 중개사를 만나볼까 하다가 어차피 다 연결되어 있다는 그분의 말에 서둘러 발걸음을 돌리게 되었다.
이제 어떻게 하지? 마음에 드는 곳을 찾기는 힘들 것 같은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이미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방구석 작업실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커다란 테이블만 구매해 써보려다 그것조차 아까운 느낌이 들었다. 내 집 작은 방에 자리한 커다란 회장님 책상을 옮기기로 결정했다. 재료와 책상을 모두 넣기 위해서 안방을 작업실로 변환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꽉꽉 들어찬 세 곳의 방이 모두 용도 변경의 길로 접어들었다.
빨래방으로 쓰던 작은 방을 정리해서 빈 공간으로 만들었다. 안방에 있던 침대가 빨래방이었던 작은 방으로 이사를 갔다. 공간이 조금 생긴 안방은 마저 정리를 하여 책상을 옮기고 서랍장을 구매하여 재료 정리를 하였다. 원래 책상을 두웠던 작은 방은 이제 새로운 빨래방이 되었다. 글로 쓰면 무척 간단한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작은 집에 꾹꾹 눌러 담았던 짐들이 다 쏟아져 나와야 했다. 그렇게 방 한 곳을 정리하는데 2~3일 정도가 걸렸고, 집 전체의 방을 용도변경하고 필요한 물품을 구매해 정리하는 시간까지 약 한 달여의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서재 같은 작은 작업실을 가지게 되었다. 나의 소중한 방구석 작업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