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거시 트렌드

열광의 시대는 끝났다. ‘재정립’을 알리는 5가지 신호

by 다이버스담

2026년 전망 보고서는 이미 충분히 나와 있다. 그래서 이번 글은 정보를 나열하기보다는, 여러 리포트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 핵심 신호만 추출해 브랜드 전략 관점에서 ‘2026년의 구조적 변화’를 하나의 맥락으로 다시 들여다보았다.


2026년의 비즈니스 환경은 세 가지 축으로 새롭게 짜이고 있다. 지속되는 저성장, AI 기반 업무의 재편, 그리고 소비자 가치관의 급격한 변화다. 2025년이 “AI가 열어줄 미래”에 대한 기대와 과열의 시기였다면, 2026년은 그 약속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해다.


이 기류는 소비 시장을 넘어 기업(B2B) 시장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Forrester·CXO TV 분석처럼, 기업들은 더 이상 ‘AI를 도입한 회사’보다 결과를 증명하고, 함께 혁신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다.


아래는 2025년에 신호로만 보였던 변화들이 2026년 어떤 ‘현실’로 돌아오고 있는지 보여주는 다섯 가지 흐름이다.


신호 1. AI 역설 — 기술이 90%를 채우자, 인간은 남은 10%를 찾기 시작했다

2026년의 AI는 이미 도구가 아니라 기본 인프라가 되었다. AI 전문가 Nina Schick은 온라인 콘텐츠의 90%가 AI 기반으로 생성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실제 현장은 그 흐름대로 움직이고 있어 보인다.


문제는 기술의 성장 자체가 아니라, 기술이 만들어낸 부작용의 누적이다.

2026년을 규정하는 AI의 부작용 4가지

• 모델붕괴(Model Collapse): AI가 AI를 학습하며 품질이 저하되는 현상(학계 검증됨)

• 안티-알고리즘 정서: 알고리즘의 ‘너무 정답 같은 추천’에 대한 피로감 증가(Mintel)

• Dumb Phone 열풍: 집중력 저하에 대한 반작용으로 구글 트렌드 검색량 300% 폭증

• 애정 결핍: 과도한 자동화 속 인간적 접촉의 결핍(Mintel)


이 네 가지는 결국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기술이 완벽해질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불완전함·날것·인간의 흔적을 찾는다. 완벽히 가공되기만 한 메시지는 더 이상 차별력이 아니다. 불완전해도 공감 가고 '진짜 결'이 살아 있는 브랜드가 신뢰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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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완벽함’을 증명하는 순간, 브랜드의 경쟁력은 오히려 의도적으로 남겨둔 인간적 결과물로 이동한다. 2026년의 핵심은 ‘정교한 기술력’이 아니라, 브랜드가 어디까지 자기 본연의 질감을 유지할 수 있는지의 문제다.


신호 2. 경제: ‘물가의 시대’가 끝나고 ‘저성장·갈등의 시대’가 왔다

— 성장보다 관계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


2025년 세계 경제의 화두가 ‘인플레이션’이었다면, 2026년의 진짜 리스크는 저성장·지정학·통상 갈등이다. IMF와 KDI는 글로벌 경제가 3%대 저성장, 한국은 2% 이하의 구조적 저성장에 진입한다고 전망한다. 이는 단순한 경기 둔화가 아니라 누군가는 회복하고, 누군가는 정체되는 비대칭적 성장 국면이다.


이런 환경에서 브랜드의 선택지는 명확해진다. 새로운 고객보다 ‘이미 연결된 고객’을 더 깊게 만드는 것.


전체 시장이 느려질 때 성장은 의외로 작은 데서 살아난다. 재구매가 슬쩍 늘고, 이용 빈도가 오르고, 관계가 조금씩 가까워지고, 브랜드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길어지는 순간들처럼. 즉 결국엔 전환보다 리텐션이 힘을 발휘한다. 익숙함과 신뢰, 안정감이 쌓이면서 생기는 편안한 지속성, 그게 오래 버티는 브랜드의 비법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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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많이 보여질까? ”가 아니라 “이미 나와 연결된 고객과 얼마나 자주, 얼마나 깊게 만날까?”이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고객이 다시 돌아오게 하는 작은 경험 하나, 재구매 템포를 자연스럽게 앞당기는 설계 하나, 이탈을 멈추게 하는 짧은 말 한마디. 바로 이런 작은 차이들이 성장과 정체됨을 나눌 것이다.

나는 2026년의 현실적인 성장 전략이 거대한 확장보다는 작지만 지속되는 관계 설계에 더 가까워질 것이라 본다. 이 영역은 원래도 중요했지만 올해 여러 변수 속에서 그 가치가 더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신호 3. 소비자 — ‘심리적 안식처’와 ‘시끄러운 럭셔리’, 같은 얼굴의 다른 욕망

경제 불확실성이 길어지면서, 요즘 소비는 크게 두 방향으로 움직인다.


먼저 한쪽에서는, Euromonitor 조사처럼 전 세계 소비자의 58%가 매일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덜 복잡한 선택,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지는 선택을 찾는다. 트렌드 코리아 2026은 이 흐름을 ‘필코노미(Feelconomy)’라고 부른다. 쉽게 말하면, 기분 전환, 마음 회복 자체가 소비의 목적이 되는 현상이다. — 가격·스펙보다 내 감정이 좋아지느냐가 기준이 되는 소비.


다른 한쪽에서는 2025년 화제가 되었던 ‘조용한 럭셔리’는 한발 물러나고, 대신 브랜드 로고, 색감, 실루엣까지 더 또렷이 드러나는 ‘시끄러운 럭셔리’가 부상하고 있다(Barclays, CNBC).


그 배경에는 Euromonitor가 말한 두 가지 흐름이 있다.

• 65%의 소비자가 “나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느끼고 있고

• 절반 가까이는 나에게 맞춰진 개인화 제품을 선호한다.

이를 하나로 묶으면, 요즘 소비자는 ‘Fiercely Unfiltered’, 즉 “꾸미지 않은 나, 숨기지 않은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브랜드를 원한다는 뜻이다.


겉으로 보면 완전히 다른 집단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실제로는 같은 사람이 상황에 따라 두 극을 오간다는 점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평일 낮에는 피로와 불안을 줄여 줄 안정적·실용적인 선택을 하고, 저녁이나 주말에는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개성 있고 스토리가 강한 선택을 하듯이 말이다.


그래서 요즘 소비는 계층, 소득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내가 어떤 감정 상태에 있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상황·정서 중심의 소비라고 보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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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점에서 브랜드 전략의 질문은 훨씬 구체적으로 바뀐다.
- 이 브랜드는 지친 일상을 회복하고 싶을 때 떠오르는 브랜드인가?
- 아니면 나를 표현하고 싶을 때 찾게 되는 브랜드인가?

둘 다 하겠다고 막연하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순간에 사용되는 브랜드인지”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설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리하면, 브랜드의 경쟁력은 이제 ‘누가 더 화려한가’, ‘누가 더 조용한가’ 보다는 “어떤 정서와 순간에서,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 브랜드인가”를 확실히 해두었느냐의 문제다.


신호 4. 일하는 방식: '고정 조직'에서 '조립식 팀'으로 재편되는 구조

다수 글로벌 리포트에 의하면 하이브리드 근무는 더 이상 유행이 아니라, 30~40% 수준으로 구조화된 일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변화 뒤에는 잘 보이지 않는 더 큰 흐름이 있다. 바로 업무 구조의 재편이다. Flexjobs에 의하면 세대별 원격 선호율의 격차가 극단적이다.

• 밀레니얼 원격 선호도: 84%

• 베이비부머 원격 선호도: 32%

이 차이는 단순한 '취향' 문제가 아니다. 조직이 유지하던 기존의 ‘중간 구조’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Gartner·McKinsey는 2026년까지 AI·자동화가 중간관리직을 최대 절반까지 줄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마디로, 조직에서 ‘두껍게’ 유지되던 부분이 빠르게 얇아지고 있다.


다만 나는 이것을 단순히 중간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보지 않는다. 중간관리자 직무가 기능 중심의 역할에서 벗어나 맥락을 읽고 연결을 조율하는 멀티플레이어로 진화하고 있다고 본다. 이미 많은 조직에서 이 변화는 현실이 되고 있다. 기존 방식을 유지하면 기회는 줄어들겠지만, 이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는 중간 관리자에게는 오히려 더 많은 가능성이 생길 것이다. 이 부분은 후에 별도로 다뤄볼까 한다.


CXO TV(Future of Work 2026)는 이렇게 전망한다. — “80%는 제너럴리스트, 20%는 프랙셔널 스페셜리스트로 재편된다.”


기업은 더 이상 모든 기능을 내부에 둘 수 없다. 내부는 방향·브랜드 기준·핵심 의사결정을 쥐고, 실행은 필요할 때마다 조립하듯 연결되는 외부 전문가 팀으로 구성된다.


위에서 언급한 80%:20% 비율은 개인적으로 업종·규모·수행과제등의 복잡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즉, 원칙은 동일하지만 적용 방식은 조직마다 다르게 조정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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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강한 조직과 약한 조직의 차이는 ‘규모’가 아니라 역할을 얼마나 명확히 정의했는가에서 갈린다.

1) 방향의 소유권은 내부에 있다. - 브랜드의 기준, 우선순위, 지속성은 다양한 전문가 협업을 통해 나아질 수 있겠으나 최종 방향을 정하고 책임지는 주체는 내부여야 한다. 이 부분까지 외부에 넘기면 브랜드는 프로젝트마다 흔들려 버린다.
2) 설계와 실행은 전문가 조합으로 - 브랜드 정체성·전략 수립·크리에이티브 기획 같은 핵심 설계와 실행은 상황에 따라 전문가 네트워크를 조립하듯 구성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이 구조는 그저 외주라기 보단, 내부의 결정과 외부의 전문성이 결합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결국 강한 조직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보다 “우리가 무엇을 하지 않아야 하는가”, “누구와 함께할 때 가장 강해지는가”를 알고 있는 조직이다.


신호 5. K-브랜드: C-브랜드의 가격과 J-브랜드의 기능 사이, 무엇으로 증명할 것인가

Euromonitor는 2026년 글로벌 트렌드 중 하나로 ‘Next Asian Wave’를 제시한다. K-팝과 K-뷰티를 넘어서 중국(C), 일본(J)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의 선택 기준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의미다. 이 변화는 K-브랜드에 기회이자 쉽지 않은 도전이다.


글로벌 소비 기준은 이미 한국의 ‘감성’만으로 설득되지 않는다

• C-브랜드(중국): 속도, 가격, 생산력

• J-브랜드(일본): 기능성, 완성도, 기술 디테일

이 두 축이 기준을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K-브랜드의 무기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K-브랜드는 ‘K-’라는 접두어 아래 한국적 감성, 스토리, 문화적 무드를 강조해 왔다. 하지만 소비자는 점점 더 “가격은 C, 기능은 J, 감성은 K” 이런 단순한 분류로 움직이지 않는다. 감성은 이미 “이 브랜드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최소 자격”이 되었다. 즉, 문화는 무기가 아니라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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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브랜드의 근본적 위기는 ‘한국적 감성’ 외에 무엇이 경쟁 우위인지 구조적으로 정리하지 않은 점이다. 나는 K-브랜드의 진짜 힘을 ‘적응적 혁신’이라 본다. - 빠르게 배우고, 빠르게 흡수하고, 빠르게 실행하는 능력

이 능력은 사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만이 가진 독특한 역량일 것이다. 문제는 이 능력이 전략적 언어로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26년은 K-브랜드가 이 능력을 정체성·제품·경험 전반에 구조적으로 재정립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결론: 2026년, 당신의 ‘증거’는 무엇인가

— 여기서 말하는 증거란 브랜드가 실제로 만들어낸 변화, 경험, 결과를 말한다. 즉 브랜드가 말한 것을 '실제로 해낸 흔적'이다.


2026년은 저성장 · 초연결 · 초개인화가 동시에 밀려오는 전환점이다. 기술의 발전 속도는 더 빨라지지만, 그 속에서 인간성과 진정성의 증명은 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다. 시장(소비자·기업 모두)은 이제 “무엇을 약속하나요?”가 아니라 “무엇을 증명했나요?”를 묻는다.


Forrester와 CXO TV가 말했듯, 기업들은 ‘공동 혁신’, 그리고 ‘증명된 가치’를 기준으로 파트너를 판단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약속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증거의 시대다.


2026년의 질문은 단 하나. “당신은 무엇으로 스스로를 증명할 것인가?”










본 글은 주요 글로벌 기관의 2025-2026년 전망 보고서 및 현업 전문 리포트(Gartner, McKinsey, Euromonitor, IMF, KDI, Forrester, CXO TV 등)를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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