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다람쥐 소식 #14
편의점과 슈퍼에 줄지어져 있는 페트병 음료수. 쉽게 집어서 마시고 버리지만 썩는데 무려 100년 이상이 걸릴 정도로 페트병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 페트병과 기타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 유입되어 만들어진 거대한 섬들이 여기저기에서 생겨나고 있는데, 특히 태평양 쓰레기 섬의 면적은 한국의 10배가 넘을 정도로 거대하다. 이런 판국에 페트병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하나쯤은 나올만하지만 국내에서는 약간의 재활용 외에는 이렇다 할 정책이 없다. 그나마 분리수거를 거쳐 재활용이 되는 페트병은 약 20%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렇게들 많이 마시고 버리는 페트병이 지금 이 순간에도 강, 호수, 바다에 모여 쓰레기 더미를 이루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제대로 된 대책이 세워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페트병에 대한 강력한 조치는 오히려 재활용 부문에서는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최근 미국은 자국의 국립공원 내로 유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대신 방문객은 자기의 개인 물병을 가지고 지정된 곳에서 물을 담아 마시도록 하는 방안을 채택하였다. 현재 그랜드 캐니온, 포트 섬터 등 20여개의 국립공원이 이러한 정책을 채택하여 국립공원 내 페트병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또한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처음으로 생수를 페트병에 담아 판매하는 것을 금지한 도시이다. 샌프란시스코 당국은 앞으로 4년간 21온스 이하의 물병은 공공장소에서 판매되는 것이 단계적으로 금지된다고 발표하였다. 이를 어길 경우 약 1,000달러에 해당되는 벌금을 물리는 등 엄격하게 페트병의 사용을 억제하겠다는 정책이다. 이 도시는 2020년까지 이와 같은 쓰레기가 매립장으로 가는 것을 아예 없애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에 우리나라와 우리 국민도 동참할 때가 된 건 아닌지, 다음번에 물을 사 마실 때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