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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명다양성재단 Jan 25. 2016

돌고래 과학자들의 만화
저듸,곰새기

두 번째 이야기 '돌고래 식별하기, 관찰하기'


돌고래 연구를 한다고 하면 자주 듣는 얘기들이 있습니다. 돌고래들이 너희를 알아보느냐, 말을 거느냐, 만져볼 수 있어 좋겠다 등등. 그러나 돌고래와 연구자는 가까우면서도 먼 존재입니다. 매일같이 오랜 시간을 관찰하지만 언제나 거리를 유지하고, 절대 건드려서는 안되며, 그들이 보내는 어떤 행동에도 반응을 보여서는 안됩니다. 연구자의 개입으로 돌고래의 행동이 바뀌면 안되거든요. 해서 우리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멀찌감치 떨어진 채로 가능한 움직임을 줄이고 하염없이 그들을 보고, 행동을 기록합니다.


각 돌고래들을 구분하기 위하여 연구자들은 돌고래의 등지느러미를 이용합니다. 짧은 시간에 가장 확실하게 볼 수 있으며 등지느러미에 난 상처는 개체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야생에서 돌고래를 만나면, 우리는 가능한 많은 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 새로 생겨난 상처는 없는지 등 발견된 시점의 여러 정보와 함께 기록해 둡니다. 이러한 자료가 쌓여 우리 바다에 사는 돌고래가 몇 마리나 되는지, 새로 태어나거나 사라진 개체는 없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는 거지요.


두 번째 만화의 암호 같은 글자들은 우리가 돌고래의 행동을 관찰할 때 사용하는 용어들입니다. 일반적으로 각 개체의 이름을 제일 앞에 적고, 행동을 재빨리 기록하기 위해 약어를 사용합니다. ‘SFR’는 수면 위에 둥둥 떠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행동을 의미합니다. ‘JMP’와 ‘B’는 각각 뛰어오르기(jump)와 호흡(breath)의 약자입니다. ‘SP(D, S, BDO) w/ S&C’는  풀어쓰면 swimming in pair (deep, straight, bellydown)으로, 제돌이가 삼팔이·춘삼이와 함께 나란히 대형을 이루어 물 속에서 배를 아래로 하여 직선방향으로 곧게 나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내에서 지내던 녀석들답게 반질반질한 피부를 가지고 있던 세 마리의 돌고래는 이제 바다에 나가 근육도, 자잘한 상처도 많이 늘었습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멀찌감치서 이들에게 더해지는 상처들을 기록해갈 생각입니다. 가능한 그 작업이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글∙그림 | 장수진,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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