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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명다양성재단 Jan 31. 2017

새살림 프로젝트

 '새'를  '살리고' 싶은 마음이 모여 만든 따뜻함의 시작

윈도우스트라이크가 자주 발생하는 구름다리

뒤쪽에는 넓은 근린공원이, 앞쪽에는 북한산으로 둘러싸인 경치가 아주 멋진 하나고등학교. 하나고등학교 뿌리와새싹 소모임인 ‘하나의 새싹’팀은 산으로 둘러싸인 가운데 있는 통유리 건물인 학교가 걱정입니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학교 건물에 부딪혀 죽거나 다치는 새들이 걱정이지요. 건물, 유리창, 방음벽에 있는 반짝이는 유리에 새들이 부딪히는 ‘윈도우 스트라이크’가 빈번히 일어난다고 합니다. 하나의 새싹 학생들은 윈도우 스트라이크로부터 새들을지키기 위해 <새살림 프로젝트>를 꾸렸습니다. 윈도우 스트라이크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고 선생님께 건의해보지만 맹금류 스티커가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와,어디서 새들이 얼마나 죽는지 증거가 미흡해 계획안이실행되지 못했습니다. 고속도로 방음벽에 가끔 보이는 검정색 맹금류 스티커는 빼곡하게 붙이지 않는 이상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하지만 재정과 미관상의 문제로 맹금류 스티커는 대게 넓은 간격으로 붙여집니다.새들은 방음벽의 맹금류 스티커를 보고 날아왔던 반대방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스티커가 붙여져 있지 않은 쪽으로 살짝 방향을 트는 것일 뿐이지요.

하나고등학교 창문에 붙은 맹금류 스티커 / 맹금류 스티커를 본 새들은 반대방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짝 방향만 비틀어 피하기 때문에 결국 유리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윈도우스트라이크 피해를 입은 새

맹금류 스티커가 아니며, 학교 측이 허락할 만한 ‘학교 건물의 미관을 해치지 않는 디자인’의 방법을 물색했습니다. ‘하나의 새싹’ 멤버들은 직접 목격한 새의사체가발견된위치,새의종,날짜등을기록하며‘사례모음집’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선생님을 설득하기위한윈도우스트라이크관련논문을찾아필요한부분을 추려 사례모음집과 함께 보고서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교내의 윈도우스트라이크를 조사 중인 뿌리와 새싹 모임 '하나의 새싹'

사무국에서도 하나의 새싹 학생들과 함께 선생님 설득하기에 동참했습니다. 하나의 새싹 학생들이 dotfilm으로 샘플을 제작하여 디자인 부분에서 학교의 동의를 얻어냈습니다. 뿌리와 새싹 멘토링 프로그램을통해 시공 위치를 학생들이 가장 자주 새 사체를 발견한 위치 중의 하나인 구름다리로 정하고, 이제 장학혜택 금액에 맞는 시공업체를 찾아보기 시작합니다. 이제 정말 고지가 눈앞인 것 같았습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dot film이 부착된 창문  / dot film은 유리면 전체에 균일하게 부착되어 유리건물을 장애물로 인식하게 도와준다. 

하지만 시공업체를 찾는 일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Dotfilm은 얇은 테이프와 같은 형식이라 줄맞춰 붙이고떼어내는데 너무 많은 수작업을 요구한다며 거절당했고, 수락한 업체를 찾더라도 주말동안 꼭 작업을 마쳐야만 한다는 학교 측의 짧은 시공기간을 충족시키기 어려워 결국 전체적인 디자인과 성능은 같되, 테이프형식의 dot film보다는 쉽고 빠른 방법의 재료를 선택해야했습니다.창문한쪽면단위로시트지를주문제작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드디어 10월 22일 시공날이 왔고, 약속한대로 당일이면 완성된 모습을 볼 수있을 줄 알았으나 또다시 난관에 부딪히게 됩니다. 날씨는 추웠고 dot가 너무 작은 바람에 바탕시트를 떼어내는 작업 속도가 너무 느려진 것입니다. 완성되었어야하는시간인오후6시,50%도완성되지못한채내일을 기약합니다. 일요일 아침 일찍 하나의 새싹 학생들은 시공 현장에 나와 시공 상황을 지켜봅니다. 하나의새싹 친구들은 시공과정 내내 신경 쓸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바탕시트를 떼어내기 전까진 구름다리 안쪽에 빛이 안 들어와 실내가 너무 어두웠고, 바탕시트를 떼어내고 크레인이 이동하면서 내는 소음이 학우들의 공부에방해되는것같아조마조마합니다.더지체되는일없이 일요일에는 꼭 완공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틈날때마다 시공 현장을 찾아왔습니다. 전날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듯하지만, 설상가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우비를입고작업은계속되었고늦은10시가되어서야 구름다리와 면학실 쪽의 시공이 완성되었습니다.

dot film 시공현장

Dot film의 부착이 끝이 아닙니다. ‘하나의 새싹’ 소모임은 끊임없이 사례를 모으고 구름다리 쪽은 시공 전과비교해서 어떻게 다른지, 효과가 좋다면 확장해서 설치할 장소는 어디로 정할지 등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또한학교건물을함께쓰는학우들에게건물에부착한dot film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알리는 프로젝트를기획 중입니다. 새를 살리기 위한 ‘하나의 새싹’의 <새살림 프로젝트>는 계속됩니다.

시공전 유리창과 비교했을 때 미관상 크게 차이나지 않는 dot film. 그러나 새들의 시야에는 큰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고등학교에 부착된 dot film


하나의 새싹 '새살림 프로젝트' 영상보기 : https://youtu.be/iiCF4UEgZNo

뿌리와 새싹 모임 '하나의 새싹'의 '새살림 프로젝트'




다음은 ‘하나의 새싹’ 민서현 학생이 <새살림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시공이 확정되기까지의 노력이 보이는 글입니다.


우선, 말씀해주신 한강 공원에서 겪으셨던 일에 대해서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고 동시에 화가 납니다..."한 생명이 그렇게 허무하게 꺼져가는 걸 보고, 또 느끼면서 그 기억이 아주 강하게 뇌리에 남았어요."라고 해주셨는데 저 역시 지난 2015년 여름방학 때 처음으로 제 눈앞에서 새가 부딪혀 죽는 모습을 보고 그런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때 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새를 가까이 보았습니다. 죽은 몸의 새를요... 지금 새살림 프로젝트를 같이 하고 있는 김현진 친구에게 한 손으로 전화를 걸었는데 그 때 참 많이 학교가 싫어진 것 같습니다. 대체 미관이 뭐길래 아무런 잘못도 없는 새들이 죽어야만 했던 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날 전 처음으로 '굳어간다'는 말의 의미를 알았고, 시간이 흐르면 눈이 잘 감겨지지 않는다는 점도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살아있던 뭔가를 땅에 묻어보았습니다. 마지막 예의라는 생각이 들어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맨 손으로 땅을 파 나뭇잎을 깔고 뉘여 주고 인사했습니다. 다시는 이 학교 근처로 오지 말라고. 그 친구의 무덤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그 뒤로 종종 산책로를 돌며 꽃을 조금 꺾어 놔 주기도 했는데, 어느새 그 옆에 무덤 3개가 더 생겼습니다. 같은 이유로요. 그러다보니 그 친구들을 향한 시가 써지기도 했습니다.


 저는 사실 이제 새들의 죽음에 조금 익숙해져 가는 것 같아 가끔씩 제 자신이 무서워지기도 합니다. 연구와 조사를 하면 할수록 윈도우 스트라이크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만, 동시에 개별 새들의 죽음에는 점차 익숙해진 나머지 충분히 슬퍼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많은 것들에 익숙해지는 것 자체에 모순을 품으며 좌절하기에는 문제 해결이 더 시급하다는 점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아무쪼록, 생명다양성재단과 주소현 선배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저희 프로젝트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번 22일 토요일 8시부터 시공을 하게 되었는데, 선생님께서는 참석 하시지 않으시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관심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종종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확장 설치도 가능케 저희 새살림팀이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고기란 선생님, 정말 늘 감사드립니다. 저희 모두의 노력이 꼭 빛을 보아 더 이상 허무하게 꺼져가는 새들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날씨가 이제 정말 초겨울인데, 건강 조심하십시오. 감사합니다. :-)


'하나의 새싹'의 민서현 학생이 고기란 연구원에게 보낸 메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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