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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명다양성재단 Jan 25. 2016

돌고래 과학자들의 만화  저듸,곰새기

다섯 번째 이야기 '위성추적장치와 동결표식'


방류 전, 돌고래들에게는 관찰을 용이하게 하고 추적을 쉽게 할 수 있는 두 가지 조치가 취해졌습니다. 위성추적장치와 동결표식입니다.


위성추적장치를 달았다는 얘기에 많은 분들은 언제 어디서나 야생에 나간 돌고래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영화처럼, 어딘가에 접속하면 짜잔~! 하고 실시간으로 돌고래의 위치를 찾을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현실은 영화와 다르죠. 저희는 하루에 두 번 돌고래 위치에 대한 데이터를 받습니다.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이 데이터는 그 전날 오전과 오후에 돌고래들이 어디 있었는지에 대한 데이터입니다. 저희가 데이터를 받은 시점에서 돌고래는 이미 제주도 반대편에 가 있을 수도 있는 겁니다. 데이터는 그 자체로 축적되어 분석자료로 사용되고, 저희는 다만 위성 데이터를 돌고래를 찾기 위한 참고 자료로 삼을 수 있는 거지요. 그러면 위성 데이터는 왜 필요할까요? 이런 데이터는 사람이 보지 못하는 순간에도 지속적으로 이들이 어디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꼬박꼬박 주기적으로 쌓이는 데이터를 이용해서 돌고래들이 이동 시 어떤 경로를 이용하는지, 어떤 위치에 자주 나타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 먼 거리를 이동하는 동물들의 생태를 연구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정보 중 하나입니다. 장치가 작동하는 기간이 길수록 이들의 이동에 대한 신뢰도 높은 자료를 축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짧은 기간만 작동하기도 합니다. 방류된 돌고래들의 경우에는 안타깝게도 방류 후 2주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만 작동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의 자료들은 저희가 발로 뛰어  찾아다니며 축적했지요. 위성추적장치는 배터리를 이용해서 작동하고, 작동이 멈춘 후에 계속 붙어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등지느러미에서 떨어지도록 제작됩니다. 지금은 제돌이와 춘삼이 모두 위성추적장치가 떨어져 나간 상태입니다.


제돌이 지느러미에 새겨진 동결 표식

동결표식은 등지느러미의 상처만을 가지고는 확인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쉽게 이들을 구별할 수 있도록 등지느러미에 표식을 새기는 방법입니다. 드라이아이스 등으로 차갑게 만든 금속 주형을 돌고래의 등지느러미에 대어 일종의 흉터를 남기는 방법입니다. 돌고래 무리를 발견했을 때, 우리는 이 표식으로 방류 개체들을 바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방류된 돌고래들을 보고 저희에게 제보를 해주기도 합니다. 바로 알아볼 수 있어 방류 개체들에게 더 친근함을 느끼게 되는 분들도 있지요.




두 가지 방법은 모두 돌고래의 행동, 다른 개체와의 교류, 생존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혀졌습니다. 연구를 하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것들로 인하여 이들을 발견했을 때 바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야생동물에 대한 인간의 과도한 개입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는 동물의 삶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을까요? 각자의 의견은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각자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한 문제입니다.


글∙그림 | 장수진,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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