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 기술 말고 브랜드 핵심가치

화장품 상품기획자의 고민

by 다이버토리

전 요즘 기초화장품 브랜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초화장품 브랜드를 기획하는 미션을 가지고 요즘 고민이 큽니다. 시장에 나가 조사를 해봐도, 자리에 앉아 인터넷을 두드려봐도 '더 이상의 컨셉이 또 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은 브랜드 컨셉과 제품 컨셉에 사기가 꺾입니다. 제약회사에서 기획하는 화장품은 대개 성분 또는 기술을 앞세워 브랜드 마케팅을 전개합니다. 하지만 워낙 미투(me too) 상품이 범람하는 시대이다 보니 새로운 성분과 기술은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다른 많은 회사에서도 내세우는 뻔한 성분과 기술이 되고 맙니다. 어떻게 하면 미투 상품이 쉽게 넘볼 수 없는 브랜드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걸까요?


스펙의 시대가 아니라 컨텐츠의 시대이다.


스펙의 시대가 아니라 컨텐츠의 시대라는 말에 동의하시나요? 개인적으로 만나 뵙게 된 출판사 사장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작가의 화려한 경력을 보고 책을 읽는 시대는 끝났다! 작가는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그 책의 컨텐츠가 가치 있다면 사람들은 그 책을 읽는다고 말이죠. 출판사 사장님의 말씀은 화장품 상품기획자인 제 귀에 이렇게 들렸습니다.


대기업에서 출시한 제품이라고 해서,
새로운 성분과 기술을 집합한 화장품이라고 해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시대는 끝났다!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핵심가치로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다.


정말 많은 화장품 브랜드들이 싸우는 전쟁터에서 내가 기획한 브랜드와 제품은 어떻게 선택받을 수 있을까요? 혁신적인 제품일지라도 2~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비슷한 퀄리티에 더 저렴한 미투 상품들이 등장하는 시대에 어떻게 내가 기획한 브랜드와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는 걸까요?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한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애플에서 쫓겨난 스티브 잡스가 다시 애플에 복귀한 후 처음 제작한 광고를 공개하는 시사회장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영상이었죠.


애플에 다시 돌아온 스티브 잡스의 영상 보기


저에게 있어서 마케팅의 본질은 가치입니다.
매우 복잡한 세상입니다. 매우 시끄러운 세상이에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우리를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는 자주 오지 않을 겁니다.
그건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죠.
따라서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알았으면 하는 것들을 명확히 인지해야 합니다.
애플은 초당 연산량이나 프로세서의 속도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왜 윈도우보다 나은지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때 우리가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은,
우리 고객들은 알기 원한다. 애플은 누구인가?
그리고 우리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 세상 어디에 속해 있는가?
우리 존재의 본질은 사람들의 업무수행을 돕는 박스(컴퓨터)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애플의 핵심, 우리의 핵심 가치는 이것입니다.
확실히 믿습니다.
열정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고, 그것이 우리의 신념입니다.
우리는 그러한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끽했습니다.

우리는 믿습니다.
이 세상을 사람들이 보다 나은 곳으로 바꿀 수 있다고.
그리고 그 사람들,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을 만큼 미친 자들이 실제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따라서 우리가 이 수년만에 진행하는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통해 추구하는 목표는 그 핵심 가치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제가 기획하려는 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무엇일까요?

제가 기획하려는 제품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돈만 되는 화장품이 아니라 핵심 가치로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브랜드를 기획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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