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유퀴즈

<유퀴즈> 50세 구글 신입사원 로이스 김

by 유승희

유퀴즈 _ 50세 구글 신입사원 이었던 정김경숙(Lois Kim, 로이스 김)


정김경숙(로이스 김)
전 구글 디렉터. 현 실리콘밸리 N잡러. 모토로라 코리아와 한국 릴리의 마케팅팀과 홍보팀을 거쳤고, 2007년 구글 코리아에 커뮤니케이션 총괄 임원으로 합류해 12년간 근무했다. 나이 오십이 되던 2019년 미국 실리콘밸리로 떠나 비원어민으로서는 최초로 구글 본사 글로벌 커뮤니케이션팀의 디렉터를 역임했다. 나이에 한계를 두지 않고 계속해나가는 실행력으로 〈유퀴즈〉, 〈세바시〉 등에 출연하며 언론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고 그로부터 정확히 6개월 만에 16년 동안 근무했던 구글에서 이메일 한 통으로 정리해고되었다. 하지만 이 강제적인 변화를 오히려 30년 직장 생활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 특별한 시간으로 바꾸었다. 더 이상 회사가 주인공이 아닌 나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이 책은 세계적인 커리어 무대의 정점에 서 있던 저자가 계획하지 않은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기회로 삼을 수 있는지, 또 스스로 변화 자체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트랜스포머적인 태도와 생각을 전하고자 한다. 지은 책으로는 《계속 가봅시다 남는 게 체력인데》 《영어, 이번에는 끝까지 가봅시다》가 있다.

저서. [구글 임원에서 실리콘밸리 알바생이 되었습니다 : 인생 앞에선 계속 변해야 하니까] 의 작가 소개 글


유퀴즈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텔레비전을 보며 혼자 밥을 먹을 때 틀어 두면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 사람들의 인생을 가만히 듣다 보면, 눈물도 나고 기쁜 일을 이야기할 때면 손뼉도 조용히 치면서 미소도 짓는다. 책 반 권을 한 사람당 20분 정도로 요약해서 보는 셈이다. 그렇게 보면 인간은 자신의 책을 글로 적는 사람과 영화로 만드는 사람, 일기로 기록하는 사람, 블로그에 적어 공유하는 사람, 혼자 보는 공간에 적어두는 사람 그리고 마음속에 간직하는 사람들로 나누어지겠다.


구글 디렉터로 입사하고 유퀴즈에 출연한 적 있는 로이스 김은 출연 이후 3개월 만에 구글에서 해고 되고 만다. 미국의 해고 문화는 전부터 이야기를 들은 적 있어 알고 있었지만, 해고자의 관점에서 다시 들으니, 맥이 풀려 주저앉아 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가 구글에서 나왔지만, 바쁜 삶에 익숙하여 마음이 동요할 것을 알고 자신이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것을 리스트로 작성해 보았다고 한다. 여기서 나는 감탄에 박수를 두 번 친 듯하다. 정말 대단한 사람은 자신을 잘 알고 자신에게 필요한 사항을 잘 정리할 줄 아는 사람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한탄하고만 있지 않고 또한 실행해 나간다. 얼마나 멋진가.


4일 만에 Trader’s Joe 대형 상점에 이력서를 낸다. 좋은 대학을 다섯 개나 나오고 화려한 사무직 경력을 가진 그녀는 현장직 일을 시켜주지 않을 것 같다는 감으로 다음날 무작정 마트로 가서 서류를 들고 들이민다. 바로 인터뷰를 하고 합격한다.


구글에서 90일 동안 100명 알아가기 프로젝트를 한 그녀를 보며, 나의 100일 글쓰기를 생각해 본다. 100이란 숫자는 참 설렌다. 남편과 연애할 때 100일 기념일, 출산 100일 전, 아이의 백일잔치, 100점 이란 점수. 조합된 단어가 늘 행복을 뜻하고 있는 신기하고 소중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마트 첫 출근날, 그녀는 그날 마트에 들어온 전체 딸기를 운반하다 쏟아 버리고 만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상황에 당황하고 해결책을 생각하는 그녀에게 동료들이 달려와 안위를 묻는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그녀에게, 첫날 너는 딸기라 주우면 되지만, 나는 올리브유를 깨트렸다는 직원과 각자 자신의 실수 경험을 말하는 직원들로부터 많은 걸 느꼈다고 했다. 유퀴즈를 보다가 이렇게 사람 냄새 나는 일화가 참 기억에 남고 가슴이 따듯해지더라.


운동을 해 둔 다부진 몸으로 그녀는 6개월 만에 섹션 리드가 되었고, 현재는 매니저가 되었다. 열심히 하고 궂은일을 찾아 한 비결이었다. 그리고 1년 반 현재까지도 일을 하고 있다. 구글에서 90일 동안 100명 알아가기 프로젝트를 한 그녀. 마트에서도 그녀의 프로젝트가 계속되었다. 120~150명 직원의 이름을 모두 외우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이유다. 동시에 펫시터, 운전사 일, 바리스타, 퇴근 후 밤 10시에는 한국시간과 맞추어 카운셀링 까지 겸하고 있는 그녀의 하루를 보며, 잠을 충분히 자고 있지 않은 그녀를 걱정한다.

동시에 했다는 일정을 적어본다. 일요일이 죽음의 일요일인데, 마트 출근 새벽 3시, 점심시간 때 나가서 운전기사일 11:30~12:30, 스타벅스 바리스타 2:00~20:00, 펫시터 10시, 10시 이후 한국시간에 맞춰 카운셀링을 한다고 한다.


언젠가는 그녀와 만나 차 마시는 시간을 갖고 싶다.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내가 쓴 책을 그녀에게 선물하며 잠깐의 눈물을 비추고 싶다. 그런 꿈도 꿔 보는 내 삶이 참 기대가 계속된다.

출처: TvN <유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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