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성향의 그가 배우가 된 그것조차가 대단해 보이는 사람이다. 목소리가 굉장히 허스키해서 눈길이 간 배우 엄태구. 이번 종영한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 <놀아주는 여자>에서 조폭 아들 연기를 보고 유퀴즈에서의 모습이 반전 그 자체다. 예능에서의 그는 <바퀴 달린 집> 이후로 두 번째이고, 손을 무릎에 두고 손에 난 땀을 닦는 것인지 자주 문지르는 모습이 재밌다.
손이 바르르 떨리는 것을 보니 이 사람 어떻게 카메라 앞에서의 긴장감을 이기며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3년 만에 예능 출연을 결심한 이야기를 한다. 엄태구만의 멜로 연기를 보여주었던 “태구가 로코다.” <놀아주는 여자>에서 한선화 배우와의 좋은 호흡으로 좋은 결과를 냈다. 나도 재미있게 본 최근 드라마 한 편이었다.
출처: TvN <유퀴즈>
출처: TvN <유퀴즈>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는 엄태구 님을 보니 나에게 말하시는 기분이 들었다. 하하하. 누구나 주연을 맡게 돼야 그 사람이 더 자세히 보이고 집중되는 건 맞나 보다. 그 전에 조연으로 악역을 맡았을 때도 기억은 나지만, 그 사람의 매력을 잘 마주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동안 주로 강한 역할을 한 그가 로맨스 코미디에 도전하게 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8개월 촬영 중 단 하루도 쉬지 않고 “그 순간에 잘 못하면 나중에 더 괴롭다.”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촬영했다고 한다. 유퀴즈를 출연하는데 어머니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엄마의 소원이라고 하셨다는데, 어머니도 나처럼 유퀴즈를 좋아하시나 보다.
촬영할 때는 안경을 벗고 한다는 항간의 소문은 맞았다. 눈에 뵈는 게 없어서 오히려 연기하기가 편하다는 그가 너무 재미있고 한편으론 이해가 간다. 강연할 때 나도 안경을 쓰지 않는다. 참석자분들의 표정을 자세히 살피는 성향의 나에게 오히려 안경을 쓰지 않는 것이 도움 되기도 했다. 그의 상황을 이해해서 즐겁다.
친구를 따라 연기를 시작했다는 엄태웅 씨. 배우가 되기 위해 고등학교 2학년에 자퇴하고 검정고시로 졸업했다. 고등학교 시절에 밝은 친구들이 부러워 밝은 척을 했다는 생각도 너무 귀엽다. 딱 그때 할 수 있는 생각이 아닌가. 누군가를 닮고 싶어서 그런 척을 해보는 시기.
친형이 영화감독 엄태화 감독이다. 6개의 작품을 함께한 형제. 와 너무 멋지다. 어릴 때 형과 함께 만화 <명견 실버>를 질리도록 봤다고 한다. 나도 이 만화를 좋아했었다. 만화에 심취해서 강아지들처럼 밥을 핥아 먹기도 했다는 엄태구의 인생 영화이다. OST를 현재도 틀어 놓고 듣기도 한다고 한다. <명견 실버>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강아지들이 힘을 합쳐 곰을 물리치는 내용이다. 어릴 때 나도 불곰을 물리치는 강아지들의 합심에 감탄하며 봤던 것이 기억나고 곰이 너무 무서웠다.
형과 남동생의 사이를 이야기 해주면서 아들 둘의 삶을 본다. 서로를 짠해하면 그때부터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게 되는 법칙은 엄태구의 말 속에서도 녹아 볼 수 있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노숙자 1역을 맡고 형을 응원하는 시사회 모습도 멋지다. 서로 말은 없지만 서로 챙겨주는 모습이 보기 좋다. 부모라면 이런 둘이 자랑스럽고 기쁠 것 같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이고 어떤 배역을 맡아도 잘하니까, 앞으로 같이해 나갈 ‘동료’이다.”라고 말하는 엄태구 감독.
출처: TvN <유퀴즈>
출처: TvN <유퀴즈>
작품이 들어오지 않아서 힘들었던 때에 유재석의 <말하는 대로> 음악을 자주 들었다고 한다. 재정적으로 24개월까지 월세가 밀려본 적이 있었다. 집주인께서 이해해 주신 덕분에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월세를 모았다. 옥탑방에 살며 공사장에서도 일하며 모은 월세를 드릴 때면, 고생한다며 비타민을 챙겨주셨단다.
2016년 영화 <밀정>에서 일본 경찰을 맡으며, 송강호 배우와 함께 연기했다. ‘배우라는 직업을 더 해볼 수 있겠다.’라고 느꼈다. 밀정 캐릭터와 닮기 위해 ‘매’ 사진을 자세히 보았다고 한다. 현장에서 송강호 배우가 “힘들지?”라는 말 한마디에 감동하고 엄태구 님이 촬영장에 잘 적응하도록 도움을 주셨다고 한다. 영화<택시>에서 군인으로 나오며 다시 송강호를 만나게 된다.
출처: TvN <유퀴즈>
출처: TvN <유퀴즈>
출처: TvN <유퀴즈>
엄태구를 만난 팬이 당황해서 뒷걸음치는 엄태구를 보고 오히려 알아봐서 죄송하다고 한 에피소드는 기억나지 않지만, 엄태구 씨는 그랬을 것 같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