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유퀴즈

[영어교육강연가의 사람이야기] <유퀴즈> 박준 시인

by 유승희

제107화 가족입니다.

감수성이 남다른 가족을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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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 작가 최초로 50쇄를 돌파한 문단계의 아이돌 박준 시인

아들에게 감수성을 물려준 아버지 박상수 님

성인 문해 학교 중학교에 다니고 계신다는 박상수 님.


밀레니얼 세대 작가 최초로 50쇄를 돌파한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라는 17만 부

2017년 산문집 <운다면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은 21만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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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수 님은 3년 전에 덤프트럭, 청소차 10년을 은퇴하셨다.

“당시의 난지도에 가면 수거된 장난감을 일하시는 분들이 주셨다.”

완벽히 성한 모습의 장난감은 없었지만, 애틋한 아버지와의 추억이 있었다고 한다.


Q.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시적 감수성

휴일이나 비 오는 날 경복궁 덕수궁으로 가셨다. 처마 끝에 비 떨어지는데 아빠와 아들은 앉아있었다고 한다. 고적함과 쓸쓸함을 느끼면서 별말 없던 이 상황들이 결과론적으로 시가 갖고 있는 ‘여백’ 같은 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고 한다.


덤프트럭 일을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12시간을 일했다. 별 보고 나왔다가 별 보고 들어갔다. 건설 노동자들은 비가 오는 날에는 휴일이 되었다. 마음이 여려서 집으로 가고 싶어 비가 언제 오나 싶었다고 한다. 비 오는 날 아들하고 딸하고 손잡고 어딘가를 갔다고 한다.


<생활과 예보> 박 준
비 온다니 꽃 지겠다.
진종일 마루에 앉아
라디오를 듣던 아버지가
오늘 처음으로 한 말이었다.
(아버지가 했던 말씀을 시로 옮긴 작품)


<종암동> 박 준
좀처럼 외출하지 않는 아버지가
어느 날 내 집 앞에 와 계셨다.
현관에 들어선 아버지는
무슨 말을 하려다 말고 눈물부터 흘렸다.
왜 우시냐고 물으니
사십 년 전 종암동 개천가에 홀로 살던
할아버지 냄새가 풍겨와 반가워서 그런다고 했다.
아버지가 아버지, 하고 울었다.

‘후각’이라는 감각을 통해 아버지가 아버지를 만났다.

아버지야 매일 이 시간, 시간 별로 보고 싶다.

생활이 넉넉하지 못했던 아빠와 아들은, 아들이 배고프다 할 때 뭘 먹고 싶냐고 물었다. 아들이 우동을 먹고 싶다 하자, 아빠는 우동을 그려주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그의 아버지로부터 미술적 감수성을 물려받았다.


Q. 아버지가 은퇴하시던 날

일하시는 걸 사진으로 남기면서 아버지의 일터에서 글을 썼다.

“트럭도 늙었고 아버지도 늙으셨고, 노구가 노구를 끌고 다니는구나.”

아버지는 그 시를 좋아하셨다고 한다.

연세가 드신 아버지,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하시던 아버지의 양발이 동시에 땅에 닿는 낮은 자전거를 바꿔 드릴 때가 되었구나. 생각했다.


Q. 평소 서로 자주 하는 말이 있다면

생활 속의 말들을 자주 하는 말. 아들: 물을 마시고 뚜껑을 닫자. 문을 닫고 다니자.

아빠: 어려운 사람 도와줘라. 낭비가 심하더라고. 돈 좀 번다고.


Q. 우리 가족에게 가장 기뻤던 순간, 가장 슬펐던 순간

처음으로 돈을 벌고 누나, 엄마, 아빠와 제주도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족여행을 갔다. 그해 누이를 잃은 가족에게는 그 가족여행이 다시 올 수 없음이 슬프다.



엉뚱한 듯하시지만, 어려운 생활 속에도 문학 시집을 한 달에 한 권 사서 읽으셨다는 아버지 아래 큰아들의 멋진 대화였다. 사실 2021년에 촬영한 유퀴즈를 찾게 된 이유는 아빠의 주문이 있어서다. 내가 글을 쓴다고 하니 블로그를 며칠 전 보시곤 너무 좋아하셨다. 박준 시인을 좋아하신다며, 박준에 대한 글을 써보라 하셔서 이 글을 써본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아버지의 오더로 나는 이 글을 쓰고 있고. 박준 시인은 아버지와 출연하여 웃음꽃 피는 대화를 보여주셨다. 유퀴즈는 내가 유일하게 챙겨보는 방송이다. 이 글을 쓰면서 유퀴즈와 나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가는 시간이 참으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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