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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강사 Aug 10. 2016

부부 다이버의 탄생

시작은 어처구니없었지만. 2007년 9월

우리의 스쿠버다이빙은 리조트에 온 둘째 날부터 시작이다.


한 점의 먼지도 없는 것 같은 청명한 공기를 꿰뚫고 내리쬐는 엘니도의 아침 햇살은 남국의 낭만이라고 하기엔 가혹할 정도로 강렬했다.


하지만 반짝거리는 바다를 보고 있자니, 좀 더 가까이 보고 싶어서 배를 내렸던 제방으로 나갔다. 거기에서는 리조트 직원이 양동이에 고기를 담아 와서는 바다에 뿌리고 있었다. 리조트 직원의 손이 허공을 한 번씩 휘저을 때마다 바다에서는 폭발하는 듯한 물보라가 튀긴다. 커다란 물고기들이 먹이를 먹겠다고 난리법석이었다. 몸집도 보통은 아닌데, 힐끗힐끗 보이는 이빨도 날카로운 게 마치 바다의 피라니아처럼 보였다. 호기심에 리조트 직원에게 무슨 물고기인지 물어보니, "잭피쉬"라고 한다. 바다에 들어가면 저 이빨을 가진 물고기들이 있을 거라 생각하니 한편으론 짐짓 겁이 나기도 하였다.


리조트 앞바다(?)에서 빨빨거리며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 주던 이름모를 물고기. 무시무시해 보이던 잭피쉬의 가슴 지느러미 크기 쯤 되었겠다.


기분 탓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단출하면서도 깔끔하게 맛있는 아침 식사를 마치고, 리조트의 거의 유일한(?) 오락 시설인 당구대 옆에 있는 조그만 방에서 Sophy의 오픈워터 다이버 수업을 시작하였다.


나는 이미 완료한 오픈워터 다이버 과정이었지만, 복습하는 셈으로, 또 같이 수업을 듣지 않으면 나 혼자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휴양" 밖에 없기 때문에 달리 선택권이 없기도 하였다.


교육 첫날은 나도 그랬지만, 사실 좀 밋밋하고 지루한 감이 있다. 특히나 여기 리조트의 강사님과는 영어로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이론 교육에서 이야기를 나눌 일도 별로 없다 보니, 우리 둘이서 하루 종일 자습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첫날은 그렇게 비디오 시청과 교재, 시험지만 열심히 보면서 발에 물 한 방울 묻히지도 않고 교육을 마쳤다.


둘째 날의 교육은 수영장 수업이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리조트에는 수영장이 없어서 다른 리조트로 가야 한다고 한다.


엘니도 리조트는 우리가 묵고 있는 미니락 리조트와 보트를 타고 30분 정도 가는 라겐 리조트 두 개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미니락 리조트는 자연적인 분위기가 일품인 곳이라면, 라겐 리조트는 그나마 현대적인 시설로 이루어진 곳이라고 한다.


라겐 리조트는 수영장도 있고, 그 앞에 선베드, 번듯한 식당, 휴게실 등등 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들과 함께 우리가 흔히 상상하던 리조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오전 동안은 여기 수영장에서 수업을 받고, 오후에 바다 수업을 시작하기로 하였다.


수영도 못하고 물에서 노는 것도 별로 관심 없다던 Sophy는 곧잘 강사님의 지시를 따라 스쿠버다이빙을 배워갔다. 수영장에서도 별 어려움 없이 물속에서 유영을 잘 하더니, 오후부터 시작된 바다 수업 역시 잘 따라갔다. 내가 꼬따오에서 오픈워터 다이버 코스를 배울 때도 스스로 너무 잘하는 거 아닌가 하고 우쭐했었는데, 그녀가 교육받는 모습을 보니, 원래 다들 이렇게 잘 따라 하는 것인가 생각이 들었다.


결국 부부가 같은 취미를 가지고 같이 즐기면서 사는 삶에 대한 로망이 현실로 다가오게 되었고, 엘니도의 바다 속에서 나는 '예식장 예약해 둔 거 취소 안 해도 되겠구나...' 결혼에 대한 설렘을 더 크게 느꼈다.


다이빙 소질이 있어 보이던 Sophy. 땅짚고 헤엄치기가 얼마나 쉬운지를 보여 주었다


우리는 엘니도에서 7박 8일 동안 머무르며 느긋하게 Sophy의 Openwater 과정과 Advanced Openwater 과정을 진행했는데, 이 기간 동안 2박 내지는 3박 정도의 일정으로 한국에서 온 신혼여행객 두 커플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두 커플 모두 첫날에는 환상적인 섬 풍경과 평화로운 분위기에 어쩔 줄 몰라하더니, 대략 둘째 날 오후부터는 뭘 할지 몰라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도 그럴 것이, 미니락 리조트에는 당구대 한 대가 거의 유일한 인공적인 오락 시설이었고, 낭만적으로 거닐만한 모래 해변도 없다. 물론 근사한 모래 해변도 있고 윈드서핑 등을 즐길 수 있는 섬이 주변에 있어서 섬을 옮겨가며 매 점심 식사를 먹기도 하고, 조그만 카약을 빌려서 직접 노를 저어 절벽 옆으로 모험을 떠날 수도 있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한국인들에게는 역시 인공적인 시설이 없이 놀이를 하는 환경은 익숙지 않은 모양이었다.


만일 우리가 그 커플들에게 조언을 할 수 있었다면 스쿠버다이빙을 하면 하나도 안 심심할 거라고 했을 거다.


점심 때 마다 주변의 섬을 돌며 놀고 먹는다. 하지만 숙소 앞에는 이런 곳이 없다


만일 신혼여행 커플들이 조금만 더 물에 익숙하고 모험심이 있었다면 미니락은 환상의 섬이 될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미니락 리조트에서 자랑거리로 내세우는 것의 하나가 바로 절벽을 돌아 들어가면 나오는 "Small Lagoon"이다.


"Small"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아담한 곳인데, 오히려 작은 규모 때문에 마치 수영장이나 워터파크 같은 느낌이 들고, 더 푸근하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사방이 절벽에 둘러싸여 있는데, 물은 비할 수 없이 맑고 깨끗해서 대략 10m 정도로 보이는 바닥이 바로 보였다. 게다가 절벽과 물이 만나는 곳에는 어떤 아름다운 산호초 부럽지 않을 정도로 산호와 말미잘, 니모들이 가득하여 스노클링 하는 데 지루할 틈이 없었다.


이때의 나는 이제 겨우 바다 물에 들어가 본 초보 다이버라 구명조끼를 입고 수면에만 떠서 스노클링을 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아마 지금 다시 간다면 Small Laoon을 마치 뒷마당처럼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으련만.


엘니도가 자랑하는 Lagoon의 풍경


저녁 프로그램 중에 낚시 프로그램이 있었다. 나는 낚시에 그다지 흥미가 있지는 않았지만, 저녁이 되면 할 일이 별로 없는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였고, 리조트에서 준비해 주는 프로그램이니 할 수 있는 건 해 봐야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배를 타고 낚시를 하러 나갔다.


필리핀의 어부들은 낚싯대 대신 작은 바퀴 모양의 실패에 낚싯줄을 감아서 낚시를 하는데, 우리도 이 방법을 그대로 써서 낚시를 했다. 낚싯바늘도 이미 다 묶여 있었고, 낚싯바늘에 미끼를 꿰는 것 역시 리조트 스텝이 다 해 주기 때문에 내가 할 일이라고는 그저 낚싯대 아니, 실패를 드리우고 손 끝에 느낌이 오기만을 기다리면 되었다.


낚시를 잘 모르니 손을 어떻게 움직인다든가 실을 어떻게 드리우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러니 그냥 낚싯줄이 바닷물에 들어가 사라지는 점만 하염없이 보고 있을 수밖에.


결국 나는 그렇게 낚싯줄만 바라보다 시간을 다 보내버렸고, 어째서인지 옆에서 같이 하던 다른 팀들은 그래도 몇 마리씩 물고기를 낚아가는 모습을 보니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속이 쓰린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낚시를 마치고 오니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는데, 이럴 수가 있나, 옆 테이블을 보니 아까 낚시에서 잡았던 물고기들을 주방장이 깔끔하게 손질해서 회를 만들어 주지 않는가! 이제는 충분히 아쉬워할 이유가 생겼구나. 그 테이블의 팀은 한국에서 오신 분들이었고, 배 아프게도 회에 곁들여 한국에서 가져온 백세주까지 곁들여 먹고 있는 것이었다.


'아.. 저 분들이 일말의 동정심이 있다면 나에게도 한 점 주었으면 좋으련만...'


하고 생각하던 때에 아니나 다를까, 그분들이 조그만 접시에 회 두 점을 얹어서 우리 테이블로 오는 것이다. 오, 이렇게 감사할 때가! 센스 있게 백세주도 한 잔 따라서 같이 가져와 주신 것이다.


물고기가 어떤 물고기인지는 중요치 않았다. 약간 불그스름한 살결이었는데, 어쩐지 원래의 모습도 알록달록한 물고기가 아니었을까 상상만 할 뿐이었다. 어눌하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이름도 모르는 생선살을 집어 입 속에 넣었다.


누가 열대 바다의 생선회가 별로라고 그랬던가! 맹세컨데 지금에라도 가장 맛있는 회가 무슨 회였냐고 물어본다면 망설임 없이 엘니도에서 옆 테이블로부터 백세주와 함께 얻어먹은 이름 모를 불그스름한 생선회 한 점이라고 말할 수 있으렷다.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코스 계획 세우기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따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자격증 코스를 위한 일정부터 생각을 해야 합니다. 일정 수립에는 중요한 결정 사항이 있습니다. 바로 국내에서 진행할 것인지 해외에서 진행할 것인지입니다.


https://brunch.co.kr/@divingtang/38


국내와 해외는 여러 가지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해외란 스쿠버다이빙 환경이 잘 갖추어진 열대 바다의 다이브 리조트/다이브 샵으로, 주로 동남아, 호주, 홍해 등이 될 수 있겠습니다.


해외는 전문적으로 스쿠버다이빙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환경이 잘 갖추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개방수역(바다) 실습에 있어서도 열대 바다의 쾌적함과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휴양지의 다이브 리조트/다이브 샵에서 교육을 받는 것을 가정할 때, 그곳에 며칠 동안 머물면서 하루 일정을 모두 교육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자격증 교육 과정을 마칠 수 있습니다. 이론과 실습을 연속적으로 병행하면서 곧바로 열대 바다에서 실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원스톱 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1주일도 안 되는 휴가 일정의 거의 모든 시간을 자격증 교육에 할애해야 하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물론 그렇게 하더라도 휴가는 여전히 즐겁겠지만요.


반면 국내에서의 교육은 해외와는 여러 가지로 다릅니다. 하루의 전 일정을 교육에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론 수업과 수영장 실습도 주말에 조금씩 시간을 쪼개어 진행하는 일이 많으며, 개방수역(바다) 실습도 국내 근해에서 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열대 바다와 휴양지의 환경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그래서 주로 주말에 이뤄지는 수영장 실습 일정과 바다 실습의 일정들을 고려하면 전체적으로 다소 긴 시간을 필요로 할 수도 있습니다. 만일 스케줄 조정을 잘 한다면 해외에서의 교육과 크게 다르지 않은 기간에 과정을 마칠 수도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강사와 의논하여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내의 강사진들은 안전과 이론에 매우 심혈을 기울여 교육하기 때문에 FM대로 제대로 배운다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그래서 비용이나 휴가 일정 등에서 해외여행이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국내에서 자격증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 자격증을 미리 따 둔다면 모처럼 생긴 해외여행의 기회 때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스쿠버다이빙과 그 외의 즐거운 활동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겠죠.

시간과 비용의 면에서 해외여행이 가능하다면 해외에서 자격증을 따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자격증 교육을 받기 좋은 곳은 동남아를 추천합니다. 동남아는 수많은 섬들과 산호초, 열대 바다의 화려함을 자랑하는 지구 상에서 최고의 다이빙 포인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와 비교적 거리도 가까울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경비가 적게 듭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본다면 그리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좋은 상품들이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지원되는 프로그램, 자격증 교육의 여부와 가격 정보, 주변 환경뿐만 아니라 곳에 따라서는 강사 소개, 가능한 언어, 다녀간 여행객들의 후기, 직접 찍은 사진들을 볼 수 있으며, 숙박을 겸하는 곳에서는 다이빙과 숙박을 묶은 저렴한 상품까지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외국의 다이브 샵 홈페이지에서 한국어로 소개하는 곳도 많이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정보를 알아보는 것에도 한계를 느끼거나 어려움이 있다면 국내의 전문 여행사에 문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국내에도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전문적으로 스쿠버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가 많이 생기고 있으며, 여행자의 상황에 맞는 비용 수준, 일정, 음식, 부대시설 등에 대한 여러 가지 유용한 정보를 알려줄 것입니다.


해외에서의 스쿠버다이빙 스케줄을 세울 때 한 가지 알아둬야 하는 점은 마지막 날은 스쿠버다이빙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스쿠버다이빙을 하는 동안에는 수중에서의 수압으로 체내에 질소가 녹아들어 가게 됩니다. 이 질소는 바깥에 나와있는 동안 서서히 몸 밖으로 빠져나가게 되는데, 안전을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그런데, 만일 체내에 녹아 있던 질소가 충분히 빠져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비행기를 타게 되면 기압이 낮아지면서 몸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스쿠버다이빙 후 대략 하루 이내에는 비행기를 타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비행기를 타지 못하게 되어 있다고 해서 공항에서 검사를 한다든지 하는 건 아니고요, 다이브 샵에서 여행자의 일정에 맞춰서 스쿠버다이빙 일정을 짜게 됩니다. 그래서 이 일정을 고려해서 자격증 교육과 스쿠버다이빙 이외의 여행 스케줄을 짜야합니다.


일정이나 비용이나 다른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해외여행이 어려운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휴가를 내기가 만만치 않거나 휴가를 이미 다 써버린 직장인 (혹은 휴가는 먹는 거래냐? 우걱우걱 하시는 분이 계실 수도 있고요...), 돈 모아서 해외여행 가야 되는데 그나마 간 곳에서 자격증 따는 데 시간을 다 써 버리긴 아까우신 분도 있을 테고요. 아니면 배우면서까지 영어에 신경 써야 된다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런 분들은 국내에서도 충분히 자격증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역시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강습하는 다이브 샵을 찾을 수 있고, 어쩌면 지인들 중에 자격증 교육과 발급이 가능한 강사님이 계실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요즘은 소셜커머스를 통해서도 저렴한 가격에 상품 판매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국내에서 교육받는 것은 해외에서 교육받는 것과는 다른 점이 꽤 많습니다.


먼저 일정입니다. Openwater Scuba Diver 자격증의 경우 보통 3,4일 정도 이론 수업과 수영장 실습을 합니다. 그리고 적당한 날을 잡아서 개방수역 실습, 즉 바다에서의 실습을 나갑니다. 물론 장소는 국내의 바다가 되겠죠. 빠르면 일주일 이내, 일정 조정이 어려운 경우 한 달 정도 다녀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인 다른 학원이나 수업 같은 걸 생각해 본다면 특별히 어려운 일정은 아닌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는 강사와의 커뮤니케이션과 교육의 질입니다. 일단은 우리말로 하기 때문에 언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리고, 교육의 질인데요. 국내의 스쿠버다이빙 강사님들 중 많은 분들이 극한의 환경을 경험하신 베테랑 다이버들이십니다. 그런 만큼 이론과 실습, 실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들에 대한 대응, 안전에 대한 인식 같은 것들에 대해서 대단히 진지하시고 많은 경험들을 갖고 계십니다. 또한 이런 내용들을 가르치고 전달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적극적입니다. 이런 이유로 국내에서 교육받으신 분들은 비교적 수준이 높고 제대로 배우게 된다고 합니다. (반면 해외에서는 너무 설렁설렁 따는 경우도 있다고들 합니다.)


다음으로 다른 점은 개방수역 실습, 즉 바다에서의 실습입니다. 자격증 코스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바다에서 실습을 해야 합니다. 국내의 바다는 동남아 열대의 바다와는 다른 온대 바다인데요. 나름의 재미가 있다고는 하지만, 객관적으로 열대 바다에 비해선 다소 심심하고, 편안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계절이나 날씨에 있어서도 국내의 바다는 스쿠버다이버들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산호초가 없는 우리나라의 바다는 해류와 파도가 강한 편이고, 수온도 열대 바다에 비해 낮습니다. 당연히 알록달록 이쁜 물속 세계는 기대하기 어렵고요. 운이 안 좋으면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파도는 배를 삼킬 것 같고, 처음 바다로 뛰어들어야 하는 절망적인 처지에 물에 들어가니 앞은 뿌옇기만 하고 바닥은 모래밖에 없어 볼 것도 없고, 물에서 나오니 추워서 온 몸이 떨리는 그런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 바다에 파도가 그렇게 치는데 스쿠버다이빙을 하나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물 위는 엄청난 파도가 치더라도 수중으로 조금만 들어가도 물은 차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수면 상태도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을 때 그렇다는 거고요. 아예 출항이 어려운 날씨라면 그 이후는 생각할 필요가 없는 일입니다. 이렇게 국내 바다가 그다지 좋은 곳은 아닌 것처럼 얘기는 했지만, 그 나름의 경치도 특징으로 볼 수 있는 것이고요. 제주도 근해는 열대 바다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아름다운 환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독특한 매력을 가진 우리나라 동해의 바다


국내 교육과 해외 교육의 장점을 합쳐서 교육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 방법은 교육을 알차게 배울 수 있는 국내 교육의 장점과 휴가 기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해외 교육의 장점을 합친 방법입니다. 이론 교육과 수영장 교육은 국내에서 진행합니다. 본인의 일정을 기준으로 주중 저녁이나 주말 등을 적절히 활용해서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스쿠버다이빙에 대해 좀 더 상세한 내용을 배울 수 있고, 스쿠버다이빙 여행 시에 필요한 사항들이나 장비 구매에 대한 조언을 듣고 직접 테스트해 볼 수도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그리고 바다 교육은 해외여행 때 받을 수 있습니다. 이론 교육과 수영장 교육에 필요한 시간은 이미 국내에서 해결했기 때문에 멋진 바다에서는 훨씬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여유가 생기는 거죠.

단, 먼저 알아야 할 내용은 이런 방식의 교육 일정이 아무 다이브 샵이나 여행지에서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교육 과정 이수라든지, 학생 다이버 정보의 공유, 서류 절차 등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교육 기관(다이브 샵)과 해외 교육 기관(다이브 리조트)이 연계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국내의 다이브 샵이나 해외의 다이브 리조트에 문의해 보면 가능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 군데에서 별도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몇몇 제반 절차들이 있기 때문에 비용은 약간 올라갑니다. 하지만 일정의 조정과 편의나 해외에서의 귀중한 시간 관리의 장점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합리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은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운전면허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 것처럼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에도 수준과 단계에 따라 여러 가지로 구분됩니다. 교육 및 자격증 발급 기관은 여러 곳이 있지만, 자격증의 단계나 구분은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초보자로서 처음 스쿠버다이빙을 한다면 보통 "오픈워터"라고 부르는 Openwater Scuba Diver 자격증 코스를 배우게 됩니다. 이 자격증은 레저스포츠로서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지식들을 배우고 실습을 수료하면 주어지는 자격증입니다. 이 자격증을 따게 되면 레저스포츠로서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기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유명한 여행지와 다이브 리조트에서 다이빙 활동을 하기에 Openwater Scuba Diver 자격증으로도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좀 더 욕심이 나는 사람들은 그다음 단계인 Advanced Openwater Scuba Diver 자격증을 따게 됩니다. 이 자격증은 야간 다이빙, 깊은 수심 다이빙, 카메라 촬영, 내비게이션(방향과 거리 측정) 등의 좀 더 고급 기술을 다루는데, 다이빙 기술을 향상하는 데 좋은 과정입니다. 또한, 레저로 즐기면서도 접하게 되는 야간 다이빙과 깊은 수심 다이빙의 경우 정식 교육 과정을 통해 배우는 것이 경험을 통해서 배우는 것보다는 더 좋습니다.


Openwater 다이버와 Advanced Openwater 다이버는 다이빙 계획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두 자격은 수심이나 다른 환경적 요인에 있어서 허용하는 한계가 다릅니다. Advanced Openwater가 조금 더 깊은 수심으로 갈 수 있고, 저녁에 하는 야간 다이빙도 할 수 있지만, Openwater 다이버는 어렵습니다. 자격증은 규정에 의한 정식 교육 수료 여부를 판별하는 공식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다이브 샵이나 인솔하는 다이브 마스터 입장에서는 자격증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Openwater는 데려가지 못하는 곳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Openwater 다이버들만 따로 구성을 하여 계획을 짭니다. 좀 더 다양한 환경과 새로운 세계를 경험해 보고 싶다면 Advanced Openwater 자격증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생각입니다.

또 한 가지 고려할 수 있는 자격증으로는 EAN(Enriched Air Nitrox), 흔히 Nitrox라고 부르는 혼합기체 자격증이 있습니다. (뭐야... 뭔가 어려워...) 이름만큼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이 우리가 숨 쉬는 기체에 산소를 조금 더 넣은 기체를 쓰는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 "Premium Air"를 쓴다고 해도 될지 모르겠네요.


스쿠버다이빙에 사용되는 공기는 우리가 평소에 숨 쉬는 일반적인 공기를 압축한 것입니다. Nitrox는 산소와 질소를 혼합해서 만든 기체이며, 일반적인 공기와 비슷하지만, 미묘한 비율 차이가 있는데, 이것이 바다 속에서 호흡하는 데 쓰이다 보니 조그만 비율 차이에 의해서도 몸에는 다르게 작용합니다.


Nitrox를 사용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깊은 수심에 좀 더 오래 있거나, 이전 다이빙 이후 다음 다이빙까지의 회복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다이빙 포인트에 따라, 또는 다이빙 스케줄을 특별하게 조정하는 경우에 Nitrox를 쓰게 됩니다.


Nitrox의 사용은 일반 공기를 사용할 때와는 다르게 주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기 때문에 별도의 교육과 자격증이 필요합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다이브 리조트에서는 Nitrox 사용 시 추가 요금을 받습니다. (1회 다이빙에 $10 정도 추가됩니다.)

한편, 단 하루의 체험 다이빙으로 인증서를 발급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체험 다이빙을 마치고 받을 수 있는 일종의 "경험 인증서"입니다. 이것은 공인된 자격으로 인정되지는 않으며, 일반적인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을 할 수 있다는 증명이 되지 못합니다. 보통은 인증서의 아래에 이 같은 내용이 쓰여 있습니다. 어떤 인증서는 정식 교육의 일부로 인정이 되어, 나중에 정식 코스 교육을 받을 때 비용 할인을 해 주기도 하니, 분명 그 나름의 가치가 있다는 것은 알아 두세요. 정상적으로 통용되는 자격증은 정해진 교육 과정을 거쳐 본인의 사진과 인증 번호, 자격증을 발급한 강사 정보를 포함하는 플라스틱 카드 형태로 되어 있으니, 정확히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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