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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강사 Jun 23. 2019

플라야 델 카르멘의 맛난 음식들

다이빙 여행 | 칸쿤-15

첫 칸쿤 여행 때는 혼자 와서 아무것도 없는 동네에서는 숙소에서 주는 허드레(?) 음식들만 먹었었는데, 이번엔 인상적인 음식들을 좀 먹었다.


첫날 피곤한 몸으로 와서 다이빙까지 하고 나서 저녁을 먹으면서부터 놀라운 맛집 탐방이 시작되었다. 나를 위해서 일행들이 진작에 또 오고 싶었던 곳을 아껴뒀다는 곳이다.


가게의 이름은 "El Pirata". 뭐야, 해적? 약간 유치한 듯한 이름이지만, 현지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유명한 식당이라고 하니, 기대를 해 볼까?


어쩐지 토박이들의 아지트 느낌이 나는 해산물 식당 "El Pirata"


자리에 앉으니 나를 대신해서 일행들이 먹어야 할 음식들을 알아서 다 주문해 준다. 생선도 부엌에 가서 직접 고르는 시스템. 물고기들이 펄쩍펄쩍 뛴다.


생선 구이를 주문했더니 주방에 데려가서 생선을 고르라고 한다.


제일 먼저 나온 건 모히토! 모히토! 모히토! 한 모금을 쭈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욱~ 빨았더니 이건 뭐, 천국이 바로 여기로구나! 세상에, 이렇게 신선한 민트와 라임향이라니! 천상의 맛이다.


같이 나온 또띠야에 소스를 이것저것 찍어 먹는 것도 별것 아닌 것 같은데 이상하게 계속 먹힌다.


바로 이어져 나온 세비체! 이것이 바로 현지의 세비체! 아까 그 펄떡펄떡 뛰던 물고기로 만든 세비체! 라임의 상큼함과 고수 향이 한국에서 흉내 낸 음식들과는 비교가 안된다.


여기다가 문어와 랍스터까지! 초호화 해산물 잔치가 펼쳐졌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 제대로 먹은 식사부터 엄청난 것이 나와 버려, 다음 식사는 상대적으로 약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다음 식사도 이에 못지않은 훌륭한 음식들이 나왔다.


투박하지만 신선하고 양도 많은 모히토, 세비체, 과카몰리, 또띠야 등등
시키다 보니 랍스터도 시켰다. 근데 다른 음식들에 밀리는 느낌
무려 거대한 하프를 들고 다니며 즉석 연주를 하던 아저씨. 첨에 드린 돈이 맘에 안 들었는지 얼굴을 찌푸리다가 잔돈이 없어 큰돈을 드리니 그제야 연주를 시작하셨다.


생각보다 빡셌던 훈련을 마치고 찾아간 5번가, 보이는 음식점들이 모두 분위기가 좋아 보여 선뜻 한 곳을 정하기가 어려웠는데, 한편으론 어딜 가도 괜찮을 것 같아, 야외에 차려진 테이블에서 실내에서 흘러나오는 라이브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식당으로 자리를 잡았다.


야외에 차려진 테이블 분위기가 좋아 우발적으로 앉은 식당 "fah"


동굴 다이빙의 스릴과 강습의 고단함은 잊히고, 이국적인 여유로움으로 나른하고 평화로운 기분이 든다.


이럴 땐 역시 맥주지! 먼저 나온 로컬 브랜드의 맥주가 거침없이 목구멍으로 쏟아진다. 아앗! 시원하고 맛있어!


로컬 맥주. "AKUMAL"은 이 동네 이름이다. 우리로 치면 "달서" 맥주 같은 건가?


이어서 나온 카프레제는 퍼다 주는 듯한 사이즈다. 참치 타르타르, 연어 카르파초, 구운 문어, 해산물 모듬 등등 둘이서 먹기엔 상당한 양이었지만 결국 해치워 버렸고, 이렇게 먹고도 6만 원 정도밖에 안 나온 것이 더 행복하게 만들었다.


코스트코 모짜렐라 치즈 같지만 그래도 식당에서 이런 두께로 내놓다니!
참치, 참기름, 아보카도의 조합이 놀라웠던 타르타르
연어, 고수, 아보카도, 양파, 라임즙. 세비체랑 비슷하지만 비주얼은 좀 더 깔끔?


입가심으로 찾은 곳은 아이스크림 가게. 유명 브랜드의 아이스크림 가게도 있었지만, 여기서 처음 보는 브랜드의 가게를 찾았다. 어린 청년 둘이 아이스크림을 떠 주는데 장난치는 모습이 남자가 봐도 귀엽다. (누님들 오시면 좋아하겠네...) 아이스크림은 상당히 고급진 맛이지만, 특별히 다른 점은 없다.


알록달록 예쁜 아이스크림들이 맛도 좋고 퍼 주는 직원들도 귀여움


특별한 아이스크림은 여기보다 더 현지 분위기의 다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만날 수 있었다. Hugo 강사님이 꼭 가 보라고 했던 곳이다. 우왓! 처음 보는 아이스크림들이잖아?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이름들도 있다. 추천을 받았던 망고 칠리는 신기하지만 꽤 괜찮은 맛이었다. 칠리가 든 초콜릿도 맛있었으니 아이스크림도 맛있지 않을 이유는 없지.


조금은 소박한 외관이지만 독특한 아이스크림이 있다 해서 와 본 곳
망고 칠리 외에도 오이 칠리, 민트, 계란 노른자, 당근, 레몬 테킬라, 장미, 그 외에 모르겠는 이름들까지 모험스러운 아이스크림들이 즐비...


아침을 알아서 챙겨 먹어야 해서 유심히 살펴본 숙소 근처의 카페. 이른 아침부터 문을 열고, 아침 식사로 먹을만한 메뉴가 있다. 전형적인 멕시코 음식을 먹을 수 있었는데, 맛도 여유로운 아침의 분위기도 좋았지만, 유리잔 가득 만들어 주는 당근 주스가 맘에 들었다. 가격도 좋은데 이걸 여기서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한산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의 아침 카페 "Que Huevos"
분위기는 좋은데 아무것도 없는 주거지 옆이라 보이는 게 별로 없다.
저 당근 주스 한 잔만으로도 한국에서는 이 점심 세트 값을 써야 했을 것 같다.


세노테로 가는 길에 있는 도로변 작은 휴게소. 할머니가 직접 구운 소박한 퀘사디아를 만들어 주는 여기는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 주방 쪽에는 카페테리아처럼 여러 가지 반찬(?)과 살사(소스)를 알아서 가져다 타코를 만들어 먹는 시스템이었는데, 훈련을 해야 하는 마당에 음식에 모험을 하기는 부담스러워 퀘사디아와 주스만 먹었더랬다.


도로변 휴게소. 정말 소박한 외관.
"해 주는 대로 처먹어 이것들아!"라고 욕이라도 하시는 건 아니겠지? 이것이 현지의 즉석 또띠야.
여건만 됐다면 이것저것 맛을 좀 봤으면 좋았을 텐데.
주스를 주문하면 키 큰 훈남이 직접 과일을 자르고 깎아서 갈아 준다.


이 외에도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맛의 음식과 친근한 서비스, 시원하고 독특한 향의 맥주들은 계속되었다. 그리고 이 동네는 흥도 많아서 노래가 흘러나오는 바 앞에는 몸을 가볍게 흔들며 춤추는 사람들이 많아, 저녁을 먹고 나서도 한동안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거리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어떤 여행에서는 다이빙을 하지 않으면 심심했을 거란 생각이 드는 곳도 있는데, 여기는 다이빙을 하지 않아도 먹느라 시간이 모자랄 것 같다.


세노테에서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로변 가게에서 먹을거리를 사 가야 한다.
말도 안 통하는 가게 점원에게 몸짓으로 농담을 걸어 결국 웃게 만드는 놀라운 노마 강사님
가게에서 산 미스터리의 음료. 미숫가루 비슷한 것 같은데 계피향이 살짝 나는 것이 꽤 맛있다.
어느 날 저녁에 먹은 코코넛 새우튀김. 맛이 없을 리가 없지.
새우와 같이 먹은 문어. 맛있는 녀석들은 쌍쌍이 나오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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