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토스카나 돌로미티 렌트카 여행 - 17/18
이날이 오고야 말았구나. 여행의 마지막 날. 서울로 돌아가는 날. 환상을 떠나 현실로 돌아가는 날.
아쉬운 마음 때문인지, 그렇게 좋아하던 아침의 싸한 공기도, 방금 켜진 형광등 느낌의 아침 햇살도 쓸쓸한 기분이 든다.
토스카나의 분위기는 나지 않는 조촐한 아침을 먹고는 호텔 뒤쪽의 작은 호수를 둘러봤다. 자그마하니, 오리도 다니고 해서 귀엽구나. 고급 호텔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별 관리는 하지 않은 듯, 정돈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떠나는 베네치아의 공항까지는 두 시간 정도 달려야 한다. 마지막 날은 다른 일정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시간을 지체할 일은 없다. 가는 중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일찍 가서 공항의 여유를 즐기는 편을 택했다.
오늘이 금요일이라 그런 것인지, 아니면 원래 그런 것인지, 우리가 떠나가는 방향의 반대 차선은 차들이 줄을 지어 온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꽤 긴 거리 동안 차들이 밀려 들어왔다. 이것이 돌로미티의 인기인가?
그렇게 줄지어 오던 차들도 잦아들고, 터널을 몇 번 지나고 나니 그동안 보이던 주변의 산들도 사라지고 평평한 땅끝이 보였다. 베네치아 방향이라면 바다 근처의 평평한 곳이겠지.
공항에 도착했다. 차를 갖다 둘 주차장을 찾아야 하는데, 딱 눈에 띄는 곳이 없다. 그렇게 두어 바퀴를 돌면서 헤매다 보니 아까 지나쳤던 건물의 입구다. 렌트카 반납에 대한 표지판도 별로 크지도 않은데, 그 앞에 공사 인부 차림의 아저씨들이 길을 막아 서 있어서 렌트카 반납 장소라고 생각지는 못했지.
그래도 시간에 아주 딱 맞게 도착을 했다. 차에서 내리니 뜨거운 햇살이 우리를 맞이했고, 모든 짐을 차에서 내렸다. 짐을 묶어두던 키체인은 물론, 햇빛을 가리려 마트에서 샀던 다스베이더가 그려진 햇빛 가리개와 운전하면서 잘 썼던 커다란 룸미러, 오랜 운전을 도와준 등받이도 챙겼다. 충전 케이블, 선글래스 등등을 챙기고 아쉬운 마음 하나만 남겨두었다.
그러고 보니 베네치아 공항은 처음 와 보는 것인가? 꽤 깔끔하고 좋은 곳이구나? 여행의 마지막은 역시 공항의 라운지. 베네치아 공항의 라운지가 꽤 괜찮다고 들었는데, 과연 훌륭했다. 이탈리아의 정취를 마지막까지 느끼게 해 주는 음식들과 올리브 오일, 발사미코가 인상적이었고, 특히 커피는 바리스타가 직접 뽑아 줬다.
일주일 남짓의 시간에 많이도 돌아다닌 것 같다. 돌로미티의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조금 잊혀지기도 했지만, 토스카나의 낭만도 언젠가는 다시 한번 여유롭게 즐겨보고 싶다.
또 오겠지?
Summary
차 반납 장소는 가기 전에 정확한 입구의 위치를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반납 전에는 꼭 주유소를 들러 기름을 채우자.
마지막 날의 드라이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