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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강사 Mar 02. 2020

상어를 찾아 수중을 헤매다.

다이빙 여행 | 코코스 아일랜드 - 5

코코스 섬 다이빙의 진수는 역시 상어들, 그중에서도 떼거지로 몰려다니는 귀상어(Hammerhead shark. 망치상어라고도 한다.)들의 무리다. 첫날은 몸풀기로 평온한 물속을 다녔지만, 둘째 날부터는 모든 다이빙을 상어에 초점을 맞추고 다닌다.


섬 주변으로 다이빙을 하지만, 산호 지대처럼 얕은 곳이 아니고 가파른 절벽으로 이루어진 곳이라 깊은 수심을 다녀야 한다. 그래서 모든 다이빙은 Nitrox를 사용한다.


Nitrox란 EAN(Enreached Air)이라고도 불리는 산소의 농도를 높인 공기이다. 우리가 흔히 "잠수병"이라고 알고 있는 감압병의 위험을 줄이고 물속에서 좀 더 오래 머무르기 위해서 사용한다. 하지만, Nitrox를 쓰는 경우 시간은 길어지지만 최대 수심 제한이 더 엄격해지기 때문에 정규 교육 과정 후에 사용 가능하다.


수면에 파도가 치는 경우에는 보트에서 모두들 동시에 Back-role 입수를 하고, 수면에서 체크를 하지 않고 바로 물 밑으로 내려간다. 이렇게 수면 점검을 하지 않고 입수하는 것을 "Negative-entry"라고 한다. 입수 전에 "네거티브"라는 말이 들린다면 물 위에 떠 있지 말고 바로 아래로 내려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수면이 거칠어도 곧바로 내려오면 마치 다른 곳처럼 평온하다. 대부분은 그렇다. 그런데, 여기는 그렇지 않은 곳들도 있었다. 그래서 입수는 한 사람씩 차례대로 하되, 물에 뛰어들고는 바로 줄을 잡고 따라 내려가기도 한다. 앞에 가는 사람이 뿜은 공기 방울이 폭풍처럼 눈앞에 몰아치기도 한다.


조류가 센 지역은 줄을 잡고 내려가야 한다. 마스크와 호흡기가 물살에 심하게 흔들릴 정도.


Hammerhead shark를 만나기 위해서는 찾고 기다리고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절벽에서 다이버들이 충분히 거리를 두고 퍼졌다. 그리고 맞은편으로 한없이 뻗어 있을 것 같은 희미하고 휑한 바다를 보며 마냥 기다린다. 휑한 바다로 상어들이 가로질러 이동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 앞에는 동그란 수중 부표가 있는데, 이게 상어들의 움직임을 감지해서 데이터화하여 연구자료로 쓴다고 한다.


왼쪽에 보이는 것이 상어들의 움직임을 수집하는 장치. 상어가 잠깐 오는 듯하더니 그냥 멀어지더라.


멀리, 아주 머얼리 Hammerhead shark들이 줄줄이 이동하는 것이 눈으로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너무 멀고 광활해서 카메라에 담길 리 만무하고, 쫓아가기에도 상당히 먼 거리다.


우리는 베또 선장을 따라 또 이동을 했다. 이곳은 마치 벙커 같이 폭 패인 곳인데,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Hammerhead shark의 무리가 머리 위로 지나간다고 한다. 벙커의 크기는 한 번에 3 명만 들어갈 수 있어서 다이버들은 번갈아 가면서 자리를 잡았다. 모두들 속으로 '내가 있을 때 상어들이 지나가길...'하고 기원했을 것이다.


벙커에 가만있으니 호기심인지 물고기들이 우리 주변을 둘러보기도 한다.
가끔, 아주 가끔 가까이 오는 상어들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지만,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
위에는 볼 게 없어 아래를 보니 곰치가 나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내가 위협만 하지 않으면 위험할 것은 없는 녀석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허탕. 가끔씩 가까이 오는 Hammerhead에 큰 카메라를 든 다이버들은 급한 마음에 쫓아가 보려고도 했지만, 우리가 기대한 그런 장면은 아니다.


이렇게 힘들게 온 곳인데 뭔가 엄청난 것을 보고 가야 할 텐데... 아직 다이빙 초반이라지만, 한 번 한 번 다이빙이 기대에 못 미치고 마칠 때마다 조바심은 커진다.


우리가 움직일 때 이 정도까지 보이는 것이 그나마 가까이 만난 정도. 이미 깊은 수심이었기 때문에 쫓아가는 것도 무리
그렇게 움직이다 보니 상어는 아니지만 거대한 잭 피시 무리와 마주치기도 하고
Mating(짝짓기) 중인 Surgeonfish 무리를 만나기도 하고
계곡 아래 쉬고 있는 리프 상어들도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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