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탱강사 Oct 19. 2020

변신의 명수들

라자암팟 리브어보드 (Raja Ampat Liveaboard) - 2

새로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넓고 깔끔하고 시멘트 냄새가 가득한 소롱(Sorong)의 공항. 건물 문을 열고 나서니, 대기하고 있던 리브어보드 직원들이 우리를 반겨 준다. 벌써부터 리브어보드의 즐거움과 평온함이 느껴져, 지금까지 쭈구리로 있던 가슴팍이 확 펴진다.


시골의 작은 공항이지만 새집 냄새 나는 Sorong 공항


차를 타고 10분 남짓 만에 도착한 항구. 갑자기 소나기가 퍼부었지만, 어차피 바다로 나가는 몸, 깨끗한 물로 샤워나 하자는 기쁜 맘으로 비를 맞으며 승선용 보트를 탔다.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 오오, 멀리 보이는 범선 모양의 배를 보니 꼭 대항해 시대 느낌이 나는걸?


우리가 탈 리브어보드 배의 이름은 "블루만타". 리브어보드를 그렇게 많이 타 보지는 못했지만, 이전의 배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크고 깔끔하다. 이 정도면 얼마나 좋은 거냐고 Angela 강사님께 물어보려니, 이미 두 눈이 똥그래져서 "우와~ 이 배 진짜 좋아.ㅎㅎㅎ" 하면서 입을 벌리고 있다. 그렇게나 좋은 배구나...


넓고 깨끗한 배 뒤쪽의 데크. 지금껏 타 봤던 배 중에 제일 넓고 깨끗하고 편리하다.
데크에서 바라보는 배의 뒤쪽. 이 동네는 범선 모양의 배들이 많아서 정말 모험을 떠나는 기분이군!
내가 쓸 방. 중국에서 온 친구와 둘이서 한 방을 쓰게 됐다.
객실 사이의 복도. 배에서 이 정도면 정말 넓고 깨끗한 것!




리브어보드는 비교적 먼 바다를 나가는 다이빙을 위한 거라, 첫날은 보통 이동에 시간을 쓰는 편이다. 그러면서 짐 정리와 다이빙 장비 준비 등을 하고, 오랜만의 평온을 즐기며 몸과 마음을 푼다. 그래서 알고 있던 일정에도 첫날은 다이빙 계획이 없었는데, 일정을 알리는 화이트보드에는 늦은 오후 한 번의 다이빙 계획이 잡혀 있다. 벌써부터 두근 거리누나. 오예~


야호~ 첫날부터 다이빙이다! (근데 포인트 이름이 뭐 저래? Red Light District라니?)


들뜬 마음으로 다이빙 장비를 정리하는데, 이게 웬 걸, 비디오 촬영과 나이트 다이빙에 쓸 라이트가 안 보인다. 후엥~ 안 챙겨 왔나 보다... 흐흑... 혹시나 혹시나 뭔가 빠뜨린 것이 없을까 몇 번을 생각하며 챙긴다고 해도, 이렇게 너무 당연한 것들을 빠뜨릴 때가 있다. 체크리스트라고 만들어 놓은 것도 있지만, 다 알고 익숙한 거라고 생각하다 보니, 만들어 놓기만 하고 보지 않는 때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번 투어의 사진들은 모두 녹색 파란색만 가득한 어두운 사진들 뿐이다... ㅠㅠ)




배가 열심히 첫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동안, 리브어보드 여행의 첫 일정이 시작된다. 승객과 배의 크루들끼리 간단히 인사하며 서로를 소개하고, 배의 구조, 각 장소 별 지켜야 할 규칙, 배에 있는 동안의 규칙과 매일의 스케줄, 비상벨이 울릴 때의 행동 수칙 등을 듣는다. 그리고, 다이빙은 어떻게 그룹을 나누고 어떤 순서로 할지, 낙오되거나 비상사태가 일어났을 때는 어떻게 할지 등도 얘기한다. 리브어보드를 몇 번 다니다 보니 첫날의 이런 절차도 익숙해지긴 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비상 탈출구는 다시 한번 걸어가 보면서 눈에 익혔다.


비상구 보는 김에 벽에 붙어 있던 배 구조도 한 번 쓰윽 보고.




아침부터 달려 늦은 오후, 드디어 라자암팟의 첫 다이빙이다. 열심히 왔어도 아직은 본격적인 라자암팟은 아니라 한다. 첫 다이빙은 늘 그렇듯이 좀 밋밋한 편이다. 위치도 변두리이고, 컨디션 체크를 위해서 얕고 평이한 지형과 조류가 없는 곳에서 다이빙을 하기 때문에, "다이빙을 한다" 자체에서 기쁨을 느껴야 한다.


그런데... 어라? 요거 봐라? 첫 체크 다이빙 치고는 뭔가 재밌는 것들이 많이 보인다. 


구석에 틀어 박혀 있어서 사진이 좀 아쉽지만, 그나마 처음 제대로 본 워베공 상어(Wobbegong Shark).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상어와는 완전 다르게 생긴 녀석이다.
아~ 캐리어 떴어요! 인터셉터도 엄청 많아요!
잠깐 사이에 슈슈슉 하고 색깔과 모양을 바꿔 버리는 갑오징어
문어는 움직임도 근사해서 눈 앞에서 직접 보면 경외감까지 생긴다.


멋진 문어의 변신 쇼!


매거진의 이전글 지구 최고의 다이빙 사이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