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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강사 Feb 08. 2021

감동받아 베르니니 찾아다니기

1달 간의 유럽 부부 여행 - 14. 베르니니 작품들. 그리고 젤라또

보르게세 미술관에서 베르니니의 작품들을 보고 눈이 똥그래진 우리는 찌는 더위에도 불구하고 베르니니의 작품들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베르니니의 유작이 있다는 산 프란체스코 아 리파 성당. 성당은 자그마하다. 겉보기로는. 베르니니의 작품은 "축복받은 루도비카 알베르토니"(Blessed Ludovica Albertoni)라는 이름의 조각상이다.


산 프란체스코 아 리파 성당. 관광객인지 동네 사람들인지, 아니면 무슨 행사가 있었던 건지 모르겠다. 입장료는 없다.


과연 이 조각상의 명성이 있는 건지, 성당의 입구에는 조각상의 포스터가 붙어 있다. 겉으로는 작고 소박해 보이던 성당이었지만, 역시 내부는 로마의 성당인 만큼 성스러운 느낌이 가득하다.


베르니니의 작품을 자랑스럽게 광고하는 포스터. 그리고 낡아 보이는 벽
다른 조각품들도 근사하다. 검은색 해골 조각이 유난히 눈길을 잡았다.
로마의 다른 성당들에 비하면 아담하고 소박한 곳이다. 역시 프란체스코의 이름이 붙은 성당이라 그런가.


우리가 갔을 때는 이 조각상은 사진을 찍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지금은 인터넷으로 사진을 보면서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볼 뿐이다.


Blessed Ludovica Albertoni (축복받은 루도비카 알베르토니). 출처 : Wikipedia.org


이 조각상이 "유작"이라 죽기 전에 만든 작품인가 싶었는데, 좀 찾아보니 다른 중요한 건축물을 짓느라 이 작품의 완성이 밀렸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조각상으로는 마지막 작품이란 의미의 유작인 것 같다.




다음으로 찾아간 작품은 어디선가 한 번쯤 봤을, 엄청나게 강렬한 인상을 가진 작품이다. "환희에 찬 테레사 성녀"(Ecstasy of Saint Teresa)라는 이름의 작품으로, 산타마리아 델라 비토리아 예배당에 있다.


예배당을 찾아가면서 정보를 좀 살펴보니, 관람 시간이 정해져 있다. 우리가 도착할 쯤이면 오후 입장이 시작될 시간이 될 것 같다.


예배당의 문 앞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바닥에 앉아 있었다.


방문 시간이 정해져 있다. 다행히 우리는 3시를 갓 넘긴 시간에 도착해서 조금만 기다리면 문이 열린다.
예배당의 문이 열리길 기다리며 문 앞에 앉아 있던 여행객들


입장이 시작되고, 줄줄이 들어가는 입장객들. 여기도 큰 성당이 아니라 내부 규모는 비교적 작았다. 하지만 그 작은 공간 안에 화려함과 정교함이 응축되어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환희에 찬 테레사 성녀"를 보려고 왔지만, 그 맞은편과 천장과 벽 곳곳에 붙은 조각상들도 위용이 대단했다.


산 프란체스코 성당에 비하면 화려함이 다르다.


환희에 찬 테레사 성녀는 과연 명성대로 환상적인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었다. 약간 위쪽에 설치되어 있어서 떨어진 자리에서 봐야 한다는 게 좀 아쉬웠다.


과연 정교하면서도 격정적인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아름다움의 극치이다.


그 외에도 나보나 광장의 중앙에 있는 웅장한 분수대,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의 거대한 발다키노(제단을 감싸는 지붕), 거리에 보이던 꿀벌 문장이 그려진 작은 분수대도 모두 베르니니의 작품이다. 그런데 정작 베르니니의 무덤이 있는 산타마리아 마조레 성당은 투어 간다고 모이는 장소라 매번 겉으로만 봤지 들어가 보지는 않았네. 이 성당도 아주 중요한 역사적 의의와 어마어마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으로 알고 있는데. 다음에 또 와서 가지 뭐...


나보나 광장의 중앙에 있는 분수가 베르니니의 작품이다.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에 있는 검은 발다키노
Fontana delle Api (Fountain of the Bees)라는 이름의 가진 분수. 근데 꿀벌 맞아? 나방처럼 보이는데...




그렇게 돌아다니니 이 더운 여름의 로마에서 버틸 재간이 없다.


숙소에 돌아와 잠시 열을 식힌 다음, 어제의 투어에서 류가이드님이 알려준 젤라또 집을 찾아갔다.


젤라또 가게의 이름은 "떼아뜨로". 극장(Theater)의 뜻을 가지고 있다. 한국인 관광객들에게는 흔히 "로마의 3대 젤라또"로 지올리띠, 파씨, 올드브리지를 꼽는다. 우리는 이미 예전에 이들 젤라또를 섭렵했기 때문에 새로운 곳을 원했다. 떼아뜨로가 바로 그런 곳이었다.


Gelateria del Teatro. 지올리띠처럼 붐비지 않는 건 좋군.


떼아뜨로의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젤라또의 메뉴들. 와우~ 세상에, 이런 젤라또가 가능해?라는 생각이 들만한 것들이다. 이탈리아 말로 쓰여 있어서 뭔지 잘 모르겠는 것들도 많았지만, 아는 것만 봐도 생강, 바질, 라벤더, 와인 등등


다 한 번씩 먹어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건 좀 아쉽다.


나야 향신료나 허브에 대해 별 거부감이 없어서 새로운 신기한 맛의 아이스크림을 선택해서 먹어봤는데... 흠... 역시 아이스크림이라고 먹기에는 뭔가 좀 어색한 감이 있다. 그래도 당연하게 새콤달달한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과는 다른 신선함... 아... 그래도 역시 좀 어색하다...


떼아뜨로가 있는 이 골목은 접근성도 좋고 꽤 핫한 상점이나 음식점, 카페들이 많은 곳이라, 시간이 좀 더 있고 기력이 넘쳤다면 더 돌아다녀봤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뒤늦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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