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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강사 Apr 01. 2018

프리다이빙의 이퀄라이징

프리다이빙 알아가기

우리가 수중으로 잠수할 때 가장 크게 변화를 느끼는 것이 물의 압력, 즉 수압입니다. 수압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는 느낄 일이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데, 물속에 들어가 보면 수압의 변화가 생각보다 급격하고 정도가 큰 것을 느끼게 됩니다.


수압의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신체 부위는 귀입니다. 얇은 귀 고막은 귀 밖에서 누르는 압력에 쉽게 압축이 되고, 그것이 쌓이면 고막 파열 등의 손상을 입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몸속으로부터 귀 안쪽으로 공기를 밀어 넣어 바깥 압력과 맞춰주는 것을 이퀄라이징, 또는 압력평형이라고 합니다.

 

이퀄라이징은 잠수를 함에 있어서 가장 필수적인 기술이기 때문에 스쿠버다이빙에서도 가장 기본적으로 가르칩니다.


그런데 스쿠버다이빙은 공기탱크로부터 계속적으로 공기 공급을 받기 때문에 물 밖에서 느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처음 스쿠버다이빙을 배우는 사람들에게 교육할 때는 마치 코를 막고 코를 풀 때처럼 하면 된다고 가르칩니다. 이것이 발살바 방법입니다. 코를 푼다는 행동이 우리 모두에게 같은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익숙한 방법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습니다. 그렇게 이퀄라이징이 되면 스쿠버다이빙에서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방법을 얘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프리다이빙의 이퀄라이징은 공기 공급이 없다는 것 때문에 스쿠버다이빙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스쿠버다이빙에서는 공급되는 공기가 결국 몸 밖의 수압과 같은 압력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이퀄라이징이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프리다이빙은 수심이 깊어지고 수압이 높아질수록 내가 있는 힘껏 가슴을 부풀려 머금은 공기조차도 점점 작게 쪼그라들어 귀에 밀어 넣을 공기가 충분치 않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10m 정도의 수심부터는 배에 아무리 힘을 줘도 그 공기가 귀까지 도달하지 않게 됩니다.

 

발살바 방법으로 어려운 이퀄라이징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프렌젤 이퀄라이징입니다. 프렌젤 이퀄라이징은 배의 힘으로 공기를 밀어 올리는 발살바 방법과 달리, 목의 기도를 잠그고 혀의 안쪽에 힘을 주어 공기를 귀 쪽으로 밀어 올리는 방법입니다.


앞서의 에피소드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내가 하는 것도, 남이 하는 것도 볼 수 없는 목구멍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정규 프리다이빙 강습 과정에서조차 다른 이에게 설명해서 전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마치 처음 배우는 외국어 발음 교재에 그려진 목구멍과 혀 모양의 단면도를 보고서는 그 발음을 이해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인은 이해하기 어려운 프렌젤 이퀄라이징의 설명: "코를 잡고, 연구개는 중립의 위치에, 후두개는 닫은 상태로 혀를 뒤쪽으로 밀어올리면 공기가 유스타키오관으로 들어간다."


반면, 교육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체 처음 시도했던 이퀄라이징이라는 것이 프렌젤로 잘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되는 거예요?"라고 하면서 프렌젤 이퀄라이징을 아무런 어려움 없이 하고 있으면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수없이 연습을 해서 프렌젤 이퀄라이징 방법을 깨닫게 되면 그 시점부터 자신감을 얻기도 합니다.


본인이 행하는 이퀄라이징 방법이 발살바인지 프렌젤인지 구분하는 방법은 배에 힘이 들어가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면 됩니다. 배에 손을 대고 이퀄라이징을 했을 때 배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지면 그것은 발살바 방법입니다. 배에는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고 겉으로 보이는 목이 꿀렁거리며 물 마실 때처럼 움직이면 프렌젤 방법입니다.


본인이 하는 이퀄라이징 방법이 뭔지 몰랐었는데 알고 보니 프렌젤이라고 하면 프리다이버로서의 어려운 관문을 나도 모르게 넘어버린 것이니 당장 프리다이빙을 배우시면 되겠습니다!


한편, 많은 프리다이버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는 BTV 이퀄라이징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코를 손으로 잡지 않고 하는 이퀄라이징 방법입니다. 이것은 대체로 연습보다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신체 구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 별 노력도 연습도 없이 되는 사람은 프리다이버로서 복 받은 사람입니다. 물론 수많은 연습을 통해 터득한 사람이 없지는 않지만, 강사나 숙련자들은 굳이 BTV 방법을 연습해 가면서 터득하는 것을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코에 손 안 대고 다이빙하면 편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멋있긴 합니다.


프렌젤 이퀄라이징 연습에 도움이 될만한 포스팅 :

https://brunch.co.kr/@divingtang/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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