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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강사 Apr 29. 2018

매혹적인 말파의 밤

스쿠버다이빙-31 | 신기한 것들 천지 | 2012년 10월

말라파스쿠아는 아주 작은 섬이었다. 다이빙 외에 뭔가를 해 볼만 한 것은 찾을 수가 없었다. 기껏해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저녁마다 한 군데씩 식당을 옮겨가며 분위기도 보고 음식도 먹어보는 것이 전부이다. 우리가 가 봤던 레스토랑이라고 해 봐야, 이 작은 섬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그저그런 맛의 햄버거나 스테이크를 내 주면 충분했다. 그래도 이 한가로운 분위기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할 터.


Oscar Wilde랑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가게 이름은 Oscar's Bar


뒤의 종업원들은 주문이 없으면 뒤에서 자기네들끼리 당구치면서 분위기 메이킹(?)을 해줬다.


하지만 섬의 정취는 나쁘지 않은 정도만 해 줘도 충분할 것 같다. 말라파스쿠아의 진가는 바다에서 모두 뽑을 수 있을 테니까. 이미 환도상어를 본 것으로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나이트 다이빙은 더 큰 놀라움을 주었다. 이때까지 해 본 나이트 다이빙이 많지는 않아도, 들어갈 때마다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지 조금씩 익숙해지던 차였다. 그래도 나이트 다이빙을 갈 때는 언제나 더 긴장되는 것 같다. 아마도 이런 짜릿한 긴장이 나이트 다이빙을 더욱 매력적으로 느끼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Shortfin Lionfish. 다른 데서는 못 본 것 같다.


물 속에서는 처음 보는 해마. 그 전엔 수족관이나 약재상에서나 봤겠지.


눈 앞으로 슈르르~ 하고 지나가던 물뱀. 말파는 물뱀들의 천국이라 한다. 건드리지만 않으면 아무렇지도 않다.


화려한 외모에 특별한 능력이 많아 인기가 많은 Mantis Shrimp


불꽃성게. 화려한 외모에 걸맞게 쏘이면 불지옥의 고통을 준다고 한다.


불꽃성게 속에 숨어 사는 작은 게


쬐그맣고 귀여운 Botbail Squid. 저 작은 손(?)으로 모래 덮는 모습이 너무 웃겨.


말라파스쿠아의 밤바다는, 놀라웠다. 바다가 다른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 많아진 경험으로 내 눈에 보이는 게 달라진 것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새로운 세계를 만나면 그 순간도 황홀하지만, 그다음엔 또 어떤 멋진 것이 있을지 기대를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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