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버다이빙-31 | 신기한 것들 천지 | 2012년 10월
말라파스쿠아는 아주 작은 섬이었다. 다이빙 외에 뭔가를 해 볼만 한 것은 찾을 수가 없었다. 기껏해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저녁마다 한 군데씩 식당을 옮겨가며 분위기도 보고 음식도 먹어보는 것이 전부이다. 우리가 가 봤던 레스토랑이라고 해 봐야, 이 작은 섬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그저그런 맛의 햄버거나 스테이크를 내 주면 충분했다. 그래도 이 한가로운 분위기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할 터.
하지만 섬의 정취는 나쁘지 않은 정도만 해 줘도 충분할 것 같다. 말라파스쿠아의 진가는 바다에서 모두 뽑을 수 있을 테니까. 이미 환도상어를 본 것으로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나이트 다이빙은 더 큰 놀라움을 주었다. 이때까지 해 본 나이트 다이빙이 많지는 않아도, 들어갈 때마다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지 조금씩 익숙해지던 차였다. 그래도 나이트 다이빙을 갈 때는 언제나 더 긴장되는 것 같다. 아마도 이런 짜릿한 긴장이 나이트 다이빙을 더욱 매력적으로 느끼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말라파스쿠아의 밤바다는, 놀라웠다. 바다가 다른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 많아진 경험으로 내 눈에 보이는 게 달라진 것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새로운 세계를 만나면 그 순간도 황홀하지만, 그다음엔 또 어떤 멋진 것이 있을지 기대를 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