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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강사 Aug 13. 2018

다이브마스터의 특별함

스쿠버다이빙-37 | 무려 "프로" 다이버 | 2013년 5월

다이브마스터가 그 이전, 그러니까 오픈워터나 레스큐 다이버와 다른 점은 단 한 마디의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프로(Pro)"라는 말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따라다니기만 하던 펀 다이버에서 고급 다이버로 거듭나기로 결정했던 그 행사 이름도 PADI "Go Pro" Night였었다.


노마 강사님이 더 와 닿는 말로 이해를 거들어 주셨다.


"지금까지와 달리 이제 여러분은 돈을 받으면서 다이빙을 할 수가 있습니다."


이 말을 듣자마자  '우왔! 다이브마스터 하기를 잘했군!'이라고 기뻐했다. 물론 그 얘기가 내가 다이빙하고 싶을 때, 내가 원하는 대로 돈을 벌면서 아무 때나 다이빙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역시 세상에 공짜가 없고 일은 일일 뿐이라는 것은  다이브마스터 과정을 마치고서야 깨달았다.


그렇다 하더라도 만일 20대의 누군가가 다이브마스터라는 것을 해 보겠다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멋진 도전이라고 용기를 북돋아줄 마음이 있다. 왜냐하면 정말로 의지만 있다면 다이브마스터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전 세계 도처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나의 경우는 이미 세상을 오래 굴렀더니 도전보다는 평온하게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아서 그러지 못하는 것일 뿐이었으니.


어떤 길을 선택할지는 본인의 판단이겠지만, 어쨌든 다이브마스터라는 타이틀은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인정받는 다이빙 전문가임을 증명하는 것이고, 필요한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고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이브마스터가 되면 강사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도 있고, 안전을 감독할 수도 있고, 다이빙 가이드를 할 수도 있다. 그것도 돈을 받으면서.


그런 다이빙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대략 한 달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것도 회사일을 마친 저녁에 매일 모여 교재를 보거나 강사님의 설명을 듣거나 함께 코스를 밟고 있는 동기들을 마루타 삼아 연습을 하면서. 그리고 때때로는 저녁이나 주말에 잠실 종합운동장에 있는 5m 잠수풀에 모여 전문가로서의 우아한 다이빙 스킬을 연습해야 했다.


그동안은 나만 잘하면 되는 다이빙이었지만,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잘 해야 된다는 것은 또 다른 얘기였다. 그리고 이상한 것은 그것이 부담이 되어서인지, 그동안 잘 하던 것도, 잘 한다고 생각했던 것도 다이브마스터로서의 시범을 보이려고만 하면 말도 안 되는 실수 연발이라는 것이었다.


"음? 이런 거 늘 해 봐서 잘 해요."라는 나의 주장에 대해 노마 강사님은 그런 얘긴 해 보고 하라고 그랬고. 스킬 시범에서 연방 실수를 한 나에겐 어김없이 "잘 하긴 뭘 잘 해요?"라는, 들은 티도 내고 싶지 않은 꾸중인지 비웃음인지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인지 모를 강사님의 냉정한 평가가 이어졌다.


다이브마스터 과정의 백미(?)는 수영과 입영으로 짜인 "스테미너" 테스트이다. 400m 수영을 13분 안에, 물에 서서 떠 있는 입영을 5분 해야 된다. (통과 기준은 약간씩 변한다.)


내가 물에 허무하게 빠져 죽고 싶지는 않아서 수영을 배운 것이 10년은 된 것 같은데, 25m 레인을 턴 해서 50m를 수영해 본 적은 기억에 없다. 만일 있었다면 이른 아침 수영반에서 관록 있는 아주머니의 소리 없는 압박에 떠밀려 헉헉대며 겨우 한 번쯤 한 적이지 않았을까?


그런 사정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어서, 다이브마스터 과정에서 후보생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테스트이기도 하고, 나 역시 시작 전부터 제일 걱정이 되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다이브마스터 과정에 들어서기 전부터 나는 집 앞의 중학교 옆에 딸린 수영장에서 주말 아침마다 수영 연습을 했다. 자유형은 배우다 말았더니 속도는 안 나는데 힘만 들어 평영으로 어찌어찌 겨우겨우 50m 찍고, 100m 찍고 하는 수준이 되어 갔다.


그렇게 주경야독 같은 나날들이 계속되다 보니, 십수 년 간 찌지도 빠지지도 않던 몸무게까지도 사회인이 된 이후로 최저치를 경신해 나갔다.

사회인이 되고 거의 처음보는 체중의 연속. 이런 체중 감량은 이후로도 몇 번 더 있었는데 모두 다이빙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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